서울대의 한 창업동아리가 수험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서울대생이 직접 쓴 수험생 응원 손편지를 판매하려다가 논란을 빚었다.
25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 모 창업동아리는 전날 '중고나라'와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수험생들을 위해 서울대생이 직접 쓴 응원의 손편지와 볼펜을 판매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판매 홍보글을 올렸다.
이들은 게시물에서 "수험생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해드리고자 서울대생들이 직접 손편지를 쓰고, 공부할 때 사용한 펜을 판매하고 있다"며 편지와 '서울대생이 공부할 때 사용한 펜', 서울대 마크가 그려진 컴퓨터용 사인펜 등을 묶음으로 7천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편지를 쓴 서울대생의 전공은 랜덤"이라면서도 "등급컷(학과별 입시 합격선)이 높은 순서로 선착순 판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합격선이 높은 학과 학생들이 내놓은 물건부터 차례로 팔겠다는 얘기다.
해당 게시물이 알려지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며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학벌을 상품화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또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등에서도 "학교를 망신시킨다"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해당 동아리는 중고나라와 맘카페에 올린 판매 홍보글을 삭제하고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생각이 짧았다"며 사과문을 냈다.
이들은 "20여만원의 자본금으로 간단하게 상품을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어떤 것이든 판매 가능'이라고 안내했는데, 결국 문제가 된 팀의 아이디어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벌주의와 서열주의가 사회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템 기획 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자각하지 못했다"며 "서열주의와 학벌주의를 부추기는 상품을 기획한 점, 또 이를 대중적인 공간에 서울대의 이름을 걸고 이익을 취하고자 한 점에 대해 크게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사과문을 게시하고, 논란이 된 해당 사업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