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 희미한 야간 조명 위험하다...동물실험 입증

입력 2019-03-25 22:51
수정 2019-03-26 07:26


유방암에 걸린 미국 여성 가운데 다른 신체 부위로 전이되는 환자가 15만 명(2017년 기준)을 넘는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뼈로 전이하는 경우가 특히 많은데 이런 환자는 통증이 심하고 쉽게 골절상을 당한다.

밤에 잠잘 때 낮은 밝기의 조명을 쓰는 습관이 유방암 환자의 뼈 전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툴레인대 의대의 무랄리드하란 안발라간 교수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2019 미국 내분비학회 총회'에서 발표한 보고서 내용이다.

2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밤에 잠잘 때 켜는 조명등은 낮은 조도라 해도 인간의 '24시간 생체주기'를 무너뜨려 항암 작용을 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연구팀은 뼈에선 잘 성장하지 않지만, 에스트로겐 수용체엔 양성인 인간 유방암 세포를 생쥐 암컷의 정강이뼈에 주입했다. 에스트로겐 양성의 암세포는 에스트로겐에 노출됐을 때 빠르게 성장한다.

이 실험에서 생쥐는 인간과 똑같이 밤에 24시간 주기의 멜라토닌 신호를 강하게 발했다. 이 멜라토닌 신호는 수면을 유도하는 동시에 강한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생쥐 세 마리를 한 그룹으로 묶어, 12시간씩 교대로 밝은 상태와 어두운 상태에 있게 했다.

다른 한 그룹은 '밝은 빛과 어둑한 야간 조명'을 12시간씩 교대로 사용했다. 어둑한 야간 조명의 밝기는 휴대전화 빛보다 낮은 0.2㏓였는데 이 정도로도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됐다.

그 후 X레이로 관찰했더니 '밝은 빛과 어둑한 야간 조명'을 번갈아 준 생쥐의 종양이 훨씬 더 커져 정강이뼈를 손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발라간 교수는 "24시간 생체주기에 따라 야간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신호의 항암 작용을 살리는 게, 유방암의 뼈 전이를 억제하는 데 중요하다는 걸 입증했다"면서 "많은 유방암 환자가 수면 장애, 스트레스, 높은 조도의 모바일 기기 사용 등으로 야간의 빛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방암의 뼈 전이를 차단하거나 억제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게 궁극적인 연구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