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는 구직자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연간 2백만 원 한도 내에서 학원비 등 취업훈련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구직자가 아니라 재직자들의 취미활동을 지원하는 데 연간 수백억 원의 예산이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해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업 준비생들이 각종 정보를 주고받는 온라인 카페입니다.
'내일배움카드'가 발급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글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띕니다.
카드 발급에 성공했다는 구직자의 후기엔 부러움과 함께 '팁'을 요청하는 댓글이 가득합니다.
지난해보다 지원 예산이 1천억 원가량 줄어든 탓에 카드 발급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한편, 재직자들의 경우는 사정이 완전히 다릅니다.
카드 발급을 위해 고용센터에 방문해 면접까지 봐야 하는 구직자와는 달리 재직자들은 온라인 접수만으로도 카드 발급 신청이 가능합니다.
발급이 거절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이런 탓에 단순 자기계발용으로 학원비를 지원받아 취미 생활을 하는 재직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취업과 무관한 자기계발용 훈련과정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고용노동부 관계자(음성변조)
"기본적으로 단순 취미 목적은 훈련 과정으로 편성이 안 돼요. 학원에서 그렇게 설명하는 부분에 대해선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학원에선 내일배움카드만 있으면 100만 원에 육박하는 수강료를 100원도 내지 않고 취미활동을 할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구직자용 카드는 발급받기 어려우니 아르바이트를 해 재직자용 카드를 발급받으란 일종의 '편법'까지 횡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A 내일배움카드 지원 학원
"전혀 상관없습니다. 재직자분들은. 자기계발을 위해서 지원해드리는 거예요."
<인터뷰> B 내일배움카드 지원 학원
"자비는 없을 것 같아요. 보통 다 플로리스트 과정은 기초부터 배우는 과정이고. 근로자 과정으로 발급받은 건 자기계발용이에요."
정부가 내일배움카드를 위해 편성한 예산은 올 한 해만 해도 5천900억 원.
취업이 절실한 구직자에게 예산이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박해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