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때 남자가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통적 생각에 미혼여성 10명 중 7명 이상이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44세 미혼남녀 2천464명(남 1천140명, 여 1천324명)을 상대로 '신혼집을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에 관해 물어보니, 미혼남성 70.2%가 별로 찬성하지 않거나 전혀 찬성하지 않는 등 부정적으로 답했다.
특히 미혼여성도 72.3%가 동의하지 않았다.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응답은 남성은 3.8%, 여성은 4.3%에 그쳐, 주택 마련을 남성의 책임으로만 보는 시각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진 주거 부담으로 어느 한쪽이 신혼집 마련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게 더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사회적 인식이 퍼진 때문"으로 해석했다.
이렇게 신혼 주거 마련이 남성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의견은 연령이 낮아질수록 더 많았다.
다만 남녀 모두 취업을 한 경우에는 신혼집 마련을 남성의 책임으로 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남성의 경제적 여유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혼인신고는 함께 살아본 뒤에 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미혼남성은 62.8%가, 미혼여성은 69.9%가 찬성해 여성의 찬성 경향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혼인 관계가 중단될 때 여성에게 더 큰 위험요인이 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혼식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견해와 관련해서는 미혼남성의 58.7%가, 미혼여성의 45.2%가 긍정적으로 답해 전체적으로 찬성 응답이 절반에 가까웠지만, 적극적 찬성 응답은 10%대로 매우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