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말 성장둔화 우려로 내리막길을 걷던 미국 기술주들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시장을 주도했던 FAANG에 이어서 이번에는 또 다른 종목들이 상장을 예고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요즘 해외주식에 직접투자하는 시청자분들 많습니다. 미국 기술주에 대한 이야기, 증권부 김보미 기자와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우선 올해 들어 미국 기술주들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알파벳,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의 대표 기술주들이 속해있는 나스닥100 지수는 현지시각으로 21일 기준으로 봤을 때 연초이후 17.8% 상승했습니다.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연초이후 넥플릭스는 41.2%, 애플이 23.5%, 알파벳이 17.2%, 그리고 엔비디아가 35.0% 가량 올랐습니다.
정보 유출 파문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페이스북의 경우에는 월가의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현지시간으로 14일, 15일, 18일 3거래일동안 주가가 7% 넘게 빠졌지만,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다시 오름세를 보였고요.
또 연초 이후로 본다면 22.4% 가량 올랐습니다.
<앵커>
이렇게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기술주들인데요.
어떻게 보면 지금 투자하기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들의 투자매력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분석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증시전문가들은 기술주를 기반으로 한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추가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로 인해 시중의 유동성이 확대됐다는 점이 무엇보다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연준은 최근 올해까지 금리 동결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물론 경기둔화 우려, 금융시장 불안 등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증시를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만은 없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이 이러한 상황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은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인데.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 리서치 팀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서 “지난해 12월 미국 시간당 평균임금상승률이 3.4%로 근래 최고치를 달성했고, 미국 비농업 고용자수 증가분 및 실업률 역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지표들이 긍적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인데요.
결론적으로 본다면 시중에 확대된 유동성은 증시의 추가 상승을 가능하게 하는 만큼 이 구간을 투자기회로 충분히 활용해 볼 수 있다는 조언입니다.
<앵커> 미국 성장주들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또다른 근거는 없나요?
<기자>
물론 있습니다.
미국 성장주들을 중심으로 기업공개(IPO)와 M&A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는 점인데요.
혹시 PULPS라고 들어보셨나요?
<앵커>
글쎄요.
<기자>
PULPS는 핀터레스트, 우버, 리프트, 팔란티어, 슬랙을 뜻하는데요.
올해 뉴욕증시 상장을 예고한 기업들입니다.
사실 미국 기술주 하면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앞글자를 따서 FANNG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그 뒤를 이을, 시장을 주도할 기업들로 전문가들은 PULPS(펄프스)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우버와 리프트는 차량 공유, 그리고 핀터레스트는 이미지 공유 및 검색 소셜미디어, 슬랙은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 팔란티어는 빅데이터 분석 기업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대형 기업의 IPO가 진행되면 헤지펀드들 자금이 FANNG에서 PULPS로 옮겨갈 수 있다고 볼 정도로 PULPS의 파급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M&A 시장 역시 기술주를 중심으로 활기가 도는 모습인데요.
엔비디아가 최근 멜라녹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데이터센터 시장 내에서의 입지 강화에 나섰습니다.
이 부분은 전문가 견해를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
“엔비디아가 멜라녹스를 인수한 것이 대형 이벤트였다.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관련된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속해서 창출되고 있기 때문에 M&A가 일어나는 거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미국 성장주가 매력적이라고 판단한다.”
실제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고, 클라우드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4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투자 시 유의사항, 체크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 짚어주시죠.
<기자>
민주당의 미국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초대형IT주들이 규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민주당 유력대선 주자 중 하나인 엘리자베스 워런은 지난 9일 초대형 IT기업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물론 미국 내에서는 가장 진보적인 후보로 여겨지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의회에서 반독점 분과에 있는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등 같은 당 경선 후보들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 요청은 사실 정치권 밖에서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미디어 그룹인 뉴스코퍼레이션은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에 구글을 해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구글의 독점적 지위가 반경쟁적이라는 것인데요.
때문에 이러한 이슈들과 더불어서 각 기업들의 실적, 미국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유동성 흐름 등을 지속해서 체크하시면서 투자를 진행해야 하겠고요.
한가지 더 덧붙인다면, 미국 기술주들을 기반으로 한 성장주들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미중 무역분쟁의 완만한 해결이라는 전제가 놓여져 있었기 때문인 만큼 이 부분도 관심을 두고 보셔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