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와 불법촬영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버닝썬' 사태에 관해 대학 강단에 선 교수들의 발언이 잇따라 물의를 빚으며 구설에 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외대 소속 한 교수는 강의 중 성매매알선 등의 혐의로 입건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29)와 불법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을 언급하며 "공인이 일하는 게 힘들면 그런 게 분출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20일 페이스북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올라온 익명 제보에 따르면 이 대학 A교수는 전날 전공 강의 시간에 승리·정준영을 언급하며 "이들은 가해자기도 하지만 피해자다. 공인이 일하는 게 힘들면 그런 게 분출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는 해당 글에 "도덕관념이 저 수준인 교수에게 강의를 들어야 한다니 기분이 나쁘다. 강의시간에 입조심했으면 좋겠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당시 A교수의 발언을 직접 들었다는 학생 B씨는 "사람에게 성폭력을 저지르는 게 '일이 힘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치부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런 발언을 한 건 맞지만 성범죄를 두둔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다"며 "연예인들이 감정, 욕구를 올바르게 발산하지 못할 경우 잘못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래 의도와 달리 불쾌감을 느꼈거나 상처를 받았다고 직접 이야기하는 학생이 있다면 얼마든지 해명하고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중앙대 대학생 전용 소셜 미디어인 '에브리타임'에는 이 학교 모 교수의 버닝썬 관련 발언을 비판하는 익명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에 따르면 해당 교수는 교양수업 중 "(연예인들이) 자기가 했던 일들을 카톡방에 올리지 않았다면 흠을 숨기고 잘 살았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인터넷에는 잊힐 권리가 보장되지 않으니 글을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교수란 사람이 수업시간에 할 말이 아니다"라며 "나쁜 짓을 하지 말아야지"라고 비판했다.
지난 19일에는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버닝썬 유출 영상'과 관련된 농담을 하고,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서강대 로스쿨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고 사실 여부를 떠나 이와 같은 사안이 다시 야기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