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중독, 질병으로 분류해야…정신질환 개연성有"

입력 2019-03-18 22:41


영국 의원들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에 중독되는 현상을 질병의 하나로 분류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와 젊은 층의 정신건강 및 웰빙에 대한 초당적 의원 모임'은 왕립보건학회(RSPH)의 지원을 받아 펴낸 보고서에서 하루에 3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젊은 층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배 이상 정신적 질환 증세를 보일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안전하고 건전하게 인터넷을 사용하도록 젊은 층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가 소셜미디어 중독을 의학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 타당성이 입증된다면, 과도한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게임 장애'(gaming disorder)와 비슷한 정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장애를 국제질병분류 개정판에서 질병으로 분류했다.

WHO는 컴퓨터 게임 때문에 최소 12개월 동안 개인 생활이나 일터에서 심각한 지장을 보이면 게임 장애로 진단하고 있다.

의원들은 또 이번 보고서에서 영국 정부가 24세 이하 젊은 층에 과도한 소셜미디어 사용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안내서를 발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소셜미디어 업체는 소셜미디어가 젊은 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익명 처리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당의 크리스 엘모어 의원과 보수당의 윌리엄 랙 의원이 대표를 맡은 이 의원 모임은 소셜미디어가 공중 보건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등 장점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업체 수익의 0.5%를 추가부담금으로 거둬 연구나 대중을 위한 안내서 등을 펴내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모어 의원은 "이번 보고서는 소셜미디어가 젊은 층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의미 있는 조처가 취해져야 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자명종"이라고 더타임스에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소셜미디어가 젊은 층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는 지속해서 커졌다.

특히 2년 14세 소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이러한 우려는 더 확산했다. 이 소녀의 아버지는 인스타그램이딸의 자살을 도왔다며 자해 이미지의 금지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펴고 있다.

셜리 크래머 RSPH 회장은 "이번 조사는 다양한 전문가와 젊은 층이 지닌 현실적 우려를 보여준다"며 "소셜미디어 업체가 취약한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치료 의무를 지니고 무법 상태인 디지털 놀이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크래머 회장은 소셜미디어의 혜택뿐 아니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그 연구는 소셜미디어 업체가 지원해야 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 대변인은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을 규정한 백서를 펴낼 것"이라며 "인터넷 규제 기관, 법에 플랫폼 업체의 치료에 대한 의무 명시, 소셜미디어 업체의 추가부담금 등이 우리가 고려하는 모든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