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되면서 직장인들의 근무 시간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임금도 함께 감소하면서 투잡에 나선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박준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중견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40대 중반의 김상중(가명)씨.
지난해 말부터 근로시간이 줄었지만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크게 기뻐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상중(가명) A업체 과장
"집에 일찍 퇴근하는 날이 많아지기는 했는데 애들 학원 가니까 얼굴 보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고, 경제적으로는 수당이 줄어드니까 조금 빠듯해진 것 같아요"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법과 경기 요인 등의 이유로 연간 근로시간이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 때 2100시간을 넘었던 직장인들의 근로시간은 지난 2018년 1986시간으로 줄었습니다.
일하는 시간이 감소한 만큼 주 53시간 이상 근무하는 취업자도 매년 급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450만명을 기록했는데 지난 2012년과 비교하면 200만명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일하는 시간이 줄자 급여가 감소한 것은 당연한 결과로 특히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충격이 컸습니다.
상위 계층의 소득은 1년 만에 10.4% 늘어나는 동안 하위 계층의 소득은 17.7% 감소했고 중간 계층의 소득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직장인 중 적지 않은 숫자가 아르바이트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줄어든 수당 등의 이유로 5명 중 1명 꼴로 투잡에 나서고 있는데 직장에서의 근무 시간만 줄었을 뿐 일하는 시간은 오히려 늘어난 셈입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정책 방향이 무색해지는 대목입니다.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으로 직장인들은 생계를 위해 또 다른 일을 찾아나서야 하는 고달픈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준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