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4)에게 '육성군' 행을 지시했다.
2군도 아닌 육성군(3군) 배치 명령은 사실상 올해 1군에서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이용규는 1월 말 한화와 계약 기간 2+1년에 최대 총액 26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로 계약했다.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등 2년간 보장받은 금액은 10억원이다.
연간 인센티브는 4억원이며 이용규가 3년간 한화에서 뛰면서 인센티브를 모두 받는다는 가정하에 최대 총액은 26억원이다.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한 이용규는 그러나 15일 저녁 늦게 느닷없이 구단에 트레이드를 자청했다.
이용규가 한화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책 회의에 들어간 한화는 16일 정오께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를 찾은 이용규에게 육성군으로 가라고 통보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한용덕 감독께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가 끝난 뒤 9번 타자 좌익수 이용규를 포함한 라인업을 공개하고 이 멤버가 올해 우리의 베스트 멤버라고 분명히 밝혔다"며 이용규의 갑작스러운 트레이드 요청에 당혹감을 보였다.
이어 "이용규가 현장 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을 내렸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특히 정규리그 개막을 불과 일주일 남긴 시점이고, 팀 전력이 거의 구축된 상황에서 베테랑 선수가 트레이드 요청으로 팀 분위기를 저해한 것에도 한화 관계자들은 큰 아쉬움을 표명했다.
한화의 또 다른 관계자는 "계약 전이었던 좌완 투수 권혁이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과 이미 FA 협상을 거쳐 구단과 계약에 합의한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자청한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이용규의 판단에 진한 아쉬움을 보였다.
이용규 한화에 트레이드 요청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