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브리핑] 英 브렉시트 합의안 또 부결...'노딜'이냐 '연장'이냐 표결 예정

입력 2019-03-13 10:31
[3월 13일 월가브리핑]



[브렉시트 합의안 또 부결]

영국 하원이 현지시간 12일 열린 제 2 승인 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또 다시 부결시켰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새벽 4시가 조금 지난 이후에 외신들로부터 일제히 속보가 전해졌는데요, 영국 하원의원 633명은 12일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정부가 유럽연합과 합의한 ‘EU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 ‘안전장치 관련 보안책’을 놓고 찬반 투표를 벌였습니다. 투표 결과 찬성 242표, 반대 391표로 합의안은 149표 차이로 결국 부결됐습니다.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킨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1월 중순 열린 브렉시트 합의안 첫 번째 승인투표에서는 영국 의정 사상 정부가 패배하는 수치로는 사상 최대차인 230표 차이로 부결된 바 있습니다. 백스톱, 즉 안전장치에 대한 반발이 이유였죠? 이번 2차 승인투표에서는 1차 때보다 표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정부가 큰 표 차이로 패배한 만큼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확대될 전망입니다.



이제 영국 하원은 13일부터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와 ‘브렉시트 연기’를 놓고 잇따라 표결을 할 예정입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오는 수요일, 하원에서 ‘노딜 브렉시트’ 방안을 재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하원이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면, 브렉시트 협상 연장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브렉시트 시한인 29일을 코앞에 두고 메이 총리의 방안이 오늘 또 다시 거부되면서 이제는 총선을 치러 새 정부를 꾸리 뒤 브렉시트 문제를 다시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사실 메이 총리는 하루 전날만 해도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보완책에 합의하면서 브렉시트 합의안 가결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습니다. 그러나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이 이에 대해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여전히 영국이 EU 동의 없이 안전장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국제적으로 합법적인 수단은 없다”라고 밝히자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오늘 열린 제 2 승인투표에서도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메이 총리에게는 정말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였을 겁니다.

영국 파운드화의 움직임도 주시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영국 정치의 혼란 속에 파운드화가 널뛰기를 거듭하면서 트레이더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 수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이후에 파운드화는 상승 탄력을 받았었는데, 이내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의 발언 이후 한풀 꺾였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cnbc 기사가 바로 그 내용입니다. 합의안 표결을 바로 앞둔 어제 밤에는 파운드화가 급락했었는데, 메이 총리의 수정안이 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는 또 소폭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브렉시트 협상 연기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는데요, 이번 주 내내 표결이 이루어지는 만큼 관련 내용 다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코스피, 외국인 이탈…달러 강세 탓?]

세계 외환시장에서 '지나치게 강한 달러'에 대한 경계심이 피어오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 달러화 가치는 지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죠? 여기에 유럽중앙은행이 지난주 금리 인상 연기를 사실상 밝히면서 달러의 매력이 다시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달러가 많이 오른다는 거, 달러화 부채가 많은 신흥국 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달러가 강세를 보인 작년 2018년에는, 신흥국 자금 유입량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신흥국은 민간기업 등이 달러화 부채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상환이나 이자 지급 부담이 늘어나게 됩니다. 지금 보고 계신 로이터통신 기사에서도 달러 강세로 인해 라틴아메리카 통화들이 타격을 입었다는 제목을 확인해 보실 수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에서 신흥국 시장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 기조가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향후 코스피가 추가 상승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3월 4일부터 8일까지 한국을 비롯한 중국, 대만, 태국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관측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움직임이 지수 방향성을 결정지을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올해 초 1119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30원 수준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1130원대에 들어섰는데요,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입니다. 어제는 환율이 소폭 떨어지면서 1129원에서 마감됐지만,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과 미중 무역협상 추이를 주목하면서 오늘 시장에서는 또다른 흔들림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 또한 3개월 만에 최고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1% 넘게 올랐는데요, 지난 1월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보류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이후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달러인덱스는 현재 97p 바로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달러 강세 움직임, 우리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2019 외환시장의 가장 큰 수수께끼]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 경제 둔화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없이도 달러가 계속해서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실리콘밸리뱅크의 피터 엔쥐 선임 환율 트레이더는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 경제 둔화는 모두에 영향을 주고 있고, 현재 달러를 대체할 만한 다른 수단이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다른 국가 대비 견고한 덕분에 트레이더들이 달러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CNBC는 전반적인 세계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 성장은 다른 나라보다는 탄탄하다고 분석했는데요, 실제로 미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2.6% 성장했고, 2년물 국채금리는 2.47%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독일과 일본의 2년물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엔쥐 트레이더는 “금리를 살펴보면, 미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시장수익률을 더 상회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달러 강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BoA 전략가들은 “올해 외환시장의 가장 큰 수수께끼는 왜 달러가 약세를 보이지 않는가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달러화가 이미 역사적인 수준에서 고평가 되어 있고, 이런 상황에서 미국 경제 둔화와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행보가 예상되는 데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BoA도 상대적으로 미국 경제가 다른 글로벌 경제보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달러 가치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만약 유럽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경우 달러 가치가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는데요, 당분간은 달러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글로벌 상황에 따라 언제든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