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1조 돌파한 ETN, 증권사 참여 늘어날까

입력 2019-03-13 10:42
<앵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양새입니다.

외형은 물론 실제로 ETN을 보유하는 투자자도 늘면서 이를 발행하는 증권사들의 매출에도 기여하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기존 대형사 위주로 형성된 시장에 중견사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올 들어 ETN 투자자 매출액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투자자 매출액은 투자자가 실제로 ETN을 사들인 금액으로, 지난 2017년 말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겁니다.

전체 발행액 가운데 투자자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어느덧 두 자리 수 대로 올라섰습니다.

ETN을 발행하는 증권사가 투자자 매출에 비례해 수수료를 받는 만큼 상품 출시 초기와 달리 이제는 돈 벌이가 되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자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렇듯 증권사들이 투자자를 기다리며 그저 들고만 있는 애물단지에 불과했던 ETN이 매출을 내는 실속 있는 상품으로 분위기가 반전되자,

기존 대형 증권사들이 독점하다시피 한 시장에 중견 증권사들의 신규 진입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말 발행사 자기자본 요건을 1조원에서 5천억원으로 낮춰 중견사들의 참여를 독려했지만 이후 시장에 뛰어든 증권사는 두 곳에 불과합니다.

업계에서는 특히 유안타증권의 ETN 출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다음달 ETN 시장이 처음으로 출범하는 대만에서 유안타증권 대만 본사가 첫 ETN 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다른 증권사들보다는 진입이 수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유안타증권 대만 본사는 고배당 20종목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ETN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아직도 ETN 관련 규제가 엄격한 것은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자기자본 규모로는 발행사 자격에 해당하는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신용등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신규 발행을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 대만이 자기자본 요건을 3천억원으로 대폭 낮추면서 시장 출범 초기부터 한국보다 많은 10개 증권사가 진입해 경쟁하게 된 상황을 감안하면 세계 2위 ETN 시장이라는 한국의 명성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