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없어서 못 판다"...G90·K9 반사이익

입력 2019-03-10 15:55
수정 2019-03-11 09:19
대형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들이 물량 부족 등으로 주춤하는 사이 국산 브랜드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제네시스 G90이 출시된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G90과 기아차 K9 등 대표적인 국산 대형 고급세단의 판매가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두 차종의 지난해 11월 판매량은 총 1천955대(G90 882대·K9 1천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8.1% 늘었고, 12월에는 모두 3천221대(G90 2천139대·K9 1천82대)가 팔려 235.5% 증가했다.

1월과 2월에도 1년 전보다 각각 128.3%, 111.6% 많은 2천434대(G90 1천387대·K9 1천47대)와 1천866대(G90 960대·K9 906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G90은 사전계약 첫날에만 계약 물량이 3천대에 달했고 현재까지 출고대기 물량이 5천여대를 넘어섰다.

K9도 작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개월 연속으로 월간 판매 1천대를 넘기며 선전하고 있다.

대형 고급세단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을 필두로 전통적으로 수입차 브랜드가 강세를 보인 시장이다.

그러나 두 차종이 최근 물량 부족 등으로 인해 판매가 주춤하면서 그 반사효과를 국산 브랜드가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11월 S-클래스는 129대, 7시리즈는 141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83.9%, 52.5%씩 감소했고 12월에는 S-클래스가 16.1% 줄어든 455대, 7시리즈가 30.9% 적은 224대 판매됐다.

올해 1월에도 S-클래스(439대)는 48.3%, 7시리즈(182대)는 12.5% 판매량이 각각 줄었다.

국산 브랜드는 수입차가 장악했던 대형 고급세단 시장의 점유율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로 세단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대형 고급세단의 판매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도 업체들이 공을 들이는 이유다.

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달 국내 세단 전체 모델의 판매량은 4만4천14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지만, 대형 고급세단의 판매는 111.6% 증가했다.

전체 세단 판매량에서 대형 고급세단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7년 1.9%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1%까지 올랐다. 올해 들어선 2월까지 4.6%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대표 모델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국내 브랜드의 고급 대형차 판매 확대는 고무적"이라며 "고급세단은 그 강점을 SUV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중요 차급"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올 하반기 제네시스의 신형 G80과 대형 SUV가 나오고 BMW 신형 7시리즈가 3분기에 출시되면 대형 고급세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