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성소수자·흑인 혐오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해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가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검찰에 기소됐던 배우 저시 스몰렛(36)이 보름 만에 무려 16건의 중범죄 혐의로 다시 기소됐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 대배심은 스몰렛을 허위 신고로 인한 공무집행 방해와 관련, 총 16건의 세부 혐의로 8일(현지시간) 기소했다고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들 혐의를 크게 절반으로 나누면 첫 번째 부분은 스몰렛이 신고를 접수한 경찰에게 진술한 내용이며, 두 번째 부분은 그가 나중에 수사관에게 진술한 내용에 적용된 것이다.
혐의 중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사건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 두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두 번째 부분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그 첫 번째 요소는 스몰렛이 자신을 공격한 두 남성 중 한 명이 백인이었다고 수사관에게 진술한 점이다. 하지만 폭행 자작극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두 형제는 모두 흑인이다.
두 번째 요소는 스몰렛이 목에 올가미 모양으로 밧줄이 감기도록 연출한 뒤 수사관에게 두 남성 중 하나가 그 밧줄을 감았다고 진술한 점이다.
올가미는 과거 미국에서 백인 우월주의자가 흑인들을 린치할 때 썼던 도구로 흑인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받아들여 진다.
다만 대배심의 이번 기소문에는 2주 전 첫 기소가 이뤄졌을 때 알려진 것 이외에 새로운 사실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정확히 무슨 사유로 스몰렛에게 16개의 혐의가 적용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몰렛의 변호사인 마크 게라고스는 이번 결정을 "과잉 기소"라 부르며 "이는 스몰렛의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심을 받는 시카고 경찰 당국이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데 돌리기 위해 펼치는 수작"이라고 비난했다.
인기 TV드라마 '엠파이어'(Empire) 촬영차 시카고에 사는 스몰렛은 지난 1월 29일 새벽에 숙소로 들어가다 스키 마스크를 쓴 두 남성이 '공개적인 동성애자' 이자 흑인인 자신에게 '혐오범죄'를 가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이 보도된 후 전 세계에서 스몰렛에 대한 성원과 격려가 쏟아졌지만, 경찰 수사와 스몰렛의 자백으로 이 사건은 그가 몸값을 올리기 위해 벌인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사건 초반에는 그에 대한 강한 지지를 밝혔던 '엠파이어' 제작사 폭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스몰렛이 기소된 뒤에는 그가 드라마의 마지막 2차례 방송 분에서 맡은 배역이 삭제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