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전인대가 개막되었습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6-6.5%로 낮춰 잡았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김학주 / 한동대 교수> 중국의 GDP가 2017년 12.2조 달러로 집계. 미국은 2004년 이 수준에 도달했고, 그 당시 성장률은 3%대. 즉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경제가 6%대의 성장을 한다는 것이 비정상. 물론 중국의 1인당 GDP는 아직 8827달러에 불과하나 큰 덩치가 성장할 때 생기는 부작용, 예를 들면 환경문제(미세먼지, 지구온난화), 자원부족 등 제약조건이 있음. 즉 중국의 성장여력은 충분하나 시간이 걸린다는 것.
지금까지의 고속성장은 미국 등 다른 나라에 수출하거나 부동산 개발 등 쉬운 성장 덕분에 가능했지만 이제는 자체적으로 소비를 일으켜 다른 경제에 도움을 줘야 하는 단계. 이는 중국 산업구조가 2차산업 중심에서 다른 쪽으로 바뀌어야 함을 의미. 즉 그 동안 중국이 다른 나라의 부가가치를 빼앗아 왔는데 이제는 3차 산업 관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해야 하는 단계. 그러나 신경제가 노동력을 덜 필요로 하는 특성이 있어 중국이 부분적으로는 1차산업으로 되돌아가야 함.
특히 성장을 결정하는 인구도 노령화가 가속화. 결국 세계 소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성장률이 구조적으로 하락하며 세계 경제의 저성장이 이제 시작일 수 있음.
저성장이 의미하는 바는 과거 형성된 부가가치가 커 보이는 것. 즉 돈이 일을 하기 어려워 화폐의 가치가 하락. 그 결과 금융자산 가격 거품은 더 커지고, 안정적으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신뢰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프레미엄 확대. 한편 드문 성장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분야로는 더 자금이 쏠릴 것 (양극화 심화)
앵커> 중국 정부 입장에서 다행스럽게 미국과의 무역갈등은 완화되고 있지만 당장 소비 위축을 극복하기는 어려울텐데요. 전인대에서 어떤 대안들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김학주 / 한동대 교수> 소비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중국 정부가 어느 정도의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지를 양회에서 결정. 문제는 인프라 투자 자금조달에 있어 지방정부의 부채가 늘고, shadow banking이 확대. 근절하고 싶은 문제가 재발.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 즉 금융시장을 얼만큼 개방해서 해외자금을 끌어들일지 고민할 것.
지난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중국의 자금 유출을 경험하며 중국정부는 중국을 해외자금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음. 중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념과 체제의 문제도 있지만 중국의 시장을 나누기 싫은 이기주의 (시장을 나눠주는 대신 지적재산권도 상납). 이제는 상생을 위해 개방이 불가피함을 인식. 만일 한국의 산업구조가 중국과 달라지지 않으면 한국의 자금 유출이 걱정 (MSCI EM index 중국 편입비중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
중국의 두번째 전략은 5G시장을 열어 주도권을 잡는 것. 중국은 자체적으로 5G시장을 만들 수 있는 규모.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화웨이를 견제하려다 실패. 오히려 그런 행동들이 화웨이의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홍보해준 셈. 중국으로 인해 5G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열릴 것. 미국은 자금은 풀고, 중국은 금융시장을 개방해서 그 돈을 받아 성장하는 공조의 모습. 또 중국의 5G를 인정하며 질서있는 패권의 이동을 기대. 패권다툼을 하고 싶지만 세계경제가 그럴 형편이 못됨
앵커> 최근 OLED관련주가 조명을 받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은 아직 수요가 저조한데요. 삼성의 폴더블 폰 출시 관련해서 기대가 생긴 것일까요?
김학주 / 한동대 교수> OLED는 애플 i-phone이 고가사양으로 옮겨가면서 OLED를 본격 적용한다는 기대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i-Phone이 가격저항을 받아 수요가 저조해지며 급락. 그런데 스마트폰에 대한 구매력을 시장에서 과소평가하는 모습. 애플이나 삼성 제품이 고가라서 단기간 내 바꾸기 어려운 것은 사실. 그러나 교체주기가 도래했을 때 고가의 스마트폰을 살 수 있는 능력은 기대 이상일 것. 폴더블폰은 젊은이들이나 노인층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 (젊은 이들에게는 여러 화면을 동시에 쓸 수 있는 tablet으로, 시력이 좋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화면을 크게 볼 수 있는 장점). Foldable을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OLED.
OLED는 원하는 색상을 쉽게 구현할 수 있고, 절전 기능도 탁월해서 배터리의 한계를 보완하는 등 장점이 많음. 그러나 비싸다는 문제. 특히 (습도에 약하고) 내구성이 취약해 더 그러함.
삼성은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OLED시장을 열겠다는 전략. 4월부터 QD OLED TV도 출시. 그 동안 기술적 문제가 있는 퀀텀닷으로 TV시장에 대응 (작은 입자를 못 만들어 filter로 대체). 그 결과 자칫 TV 주도권을 LG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 즉 삼성은 미래의 솔루션인 OLED를 먼저 채택하되 그 적용처를 다양화하여 소재의 가격부담을 덜겠다는 전략. 애플도 OLED의 가격부담을 덜기 위해 삼성의 와이옥타 디스플레이 적용 예정 (20-30% 원가 절감). 그 동안 삼성 의존도를 우려했지만 이제는 OLED시장이 열리니 어쩔 수 없다는 것.
앵커> 자동차 산업은 세계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데요. 중국에서 도요타는 약진하는 모습입니다.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요?
김학주 / 한동대 교수> 중국의 승용차 수요가 작년에 전년비 4% 감소 (30년만에 처음 감소). 2017년 자동차 보조금을 폐지했고, 부동산 소득 (=쉽게 번 돈)이 실종됐기 때문. 이렇게 수요가 꺾인 가운데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들이 중형차 부문까지 치고 올라오며 경쟁 가열.
이런 가운데 도요타의 광저우 자동차는 지난해 판매가 전년비 35% 증가. 이런 약진의 요인은 지난 15년간 도요타가 평판 관리에 충실했기 때문. 즉 중국인들에게 도요타는 '고장나지 않는다', '연비가 좋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준 것. 중국 소비가 위축되며 중국인들의 중고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도요타의 내구성 및 높은 연비는 중고차 가격에 직결되어 수요가 증가.
생산방식에도 차이. 미국,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은 일단 생산하고 안 팔리면 가격을 할인하는데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가격을 더 심하게 내리는 dumping. 반면 도요타는 고객 수요에 민감한 생산 방식을 따르므로 이런 어려움을 면할 수 있었음
자동차 업종은 전기차 시대 도래로 인한 위협 때문에 모두 주가가 discount. 그런데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중국에서의 성패.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여기서 생사가 결정. 도요타가 중국에서 성공적이라면 가치주로 인정할 수 있고, 저점매집이 가능.
일본인의 신중한 태도로 인해 기술 변화가 빠른 IT에서는 실패를 경험했는데 자동차처럼 교체주기가 긴 산업은 잘 적응. 중국에서도 시장 초기에는 현대차의 공격적 전략에 밀렸지만 결국 승리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