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판 남북경협주, 외국인 왜 살까?

입력 2019-03-08 10:57
<앵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실망감이 지속되면서 남북 경협 관련주들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28일 국내증시를 '검은 목요일'로 만들어버린 '하노이 쇼크'.

무엇보다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한 종목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실제 이날 남북경협 관련 종목 130개의 주가는 평균 10.35% 급락했습니다.

당시 국내 주식시장에서 20% 넘게 떨어진 종목이 21개인데, 이 가운데 무려 19개가 남북 경협주였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실망감이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그간 보유했던 남북 경헙주를 내다 팔고 있는 겁니다.

이들이 던진 주식을 받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외국인투자자입니다.

그동안 수혜를 받은 남북 경협주가 급락하면서 소위 '바겐세일' 주식 쇼핑에 나서고 있는 겁니다.

이 가운데 대표적 남북 경협 대장주로 꼽힌 현대엘리베이터를 260억원 넘게 사들이며 가장 많은 매수세를 보였습니다.

현대그룹의 다른 대표 남북 경협주인 현대제철과 현대건설도 외국인의 쇼핑 리스트 상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외에도 금강산 관광 재개 기대감이 작용했던 아난티와 농업 관련주인 경농과 아시아종묘, 그리고 대아티아이와 좋은사람들 등 철도와 개성공단 관련주도 집중 매수했습니다.

남북 경협주의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고, 중장기적으론 여전히 긍정적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배경입니다.

<전화인터뷰>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일단 시간은 필요할 수 있겠지만, 지금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됐다고 해서 파고로 치닫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과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보다 크게 레벨이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각에선 남북 경협주의 모멘텀이 사라져 추가 조정과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