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월가브리핑]
[‘폭주기관차’ 중국증시의 끝은?]
3월 4일 상해종합지수가 8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증시는 1.12% 상승한 3027p에 거래 마감했는데요, 상해종합지수가 3000선을 뛰어넘은 것은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처음입니다. 선전종합지수 역시 2.21% 급등하며 1599p에서 종가 형성했고요, 홍콩증시도 29000선 터치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증시가 미중 무역전쟁의 본격적인 발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증시 랠리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현지시간 3일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final stage’, 즉 최종단계에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고가 있었습니다. 미중 무역 합의 낙관에 증시가 랠리를 펼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개막한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실제로 상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20% 이상 급등하며 본격적인 강세장에 진입했습니다. CNBC는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해서 중국시장이 2월의 강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폭주기관차'처럼 달리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기사 제목에서 ‘Runaway train’이라고 표현한 모습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매체는 그러면서 무역분쟁 완화와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펀더멘탈을 둘러싼 우려가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스 인터내셔널 은행의 리서치 팀장 겸 수석 전략가인 하오 홍은 “현재 중국증시의 모멘텀이 매우 매우 강하고 폭주기관차를 멈추기에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 특히 리테일 투자자자들이 자금을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급등장에서도 약한 펀더멘털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요, 중국의 자산버블이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향후 그 규모에 따라 시장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골드만삭스, 미중 협상 3단계 제시]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무역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 일부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CNBC 보도 내용인데요,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현재 부과되는 대중국 관세를 남겨두고, 중국이 약속을 이행할 때마다 단계적으로 관세를 제거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0년까지는 일부 미국 관세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미중 협상이 세 단계로 진행될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세 단계 구체적으로 살펴보시죠.
1) 첫째, 미국과 중국 협상가들은 당분간 주요 현안을 둘러싼 양측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회의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 둘째, 이렇게 실무 협상에서 구체적인 합의안이 마련되어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통해 그간 해결되지 못했던 이슈들이 조정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두 정상이 공식 합의를 발표할 확률이 75%에 달한다고 평가했는데요, 다만 세부적인 내용은 빠져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 이후에도 추가적인 기술적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3)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합의의 이행으로, 이 부분이 가장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우려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아직 관세가 철폐될지 아니면 축소될지 불분명하다면서, 미국의 경우에 단기적으로는 관세를 현행대로 유지하고 중국이 합의를 이행함에 따라 줄이는 방안을 밀어붙일 것이며, 반면에 중국은 미국에 즉각 관세를 철폐하라고 압박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양국의 이견차가 첨예한 만큼 미국과 중국이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보셔야겠습니다.
[이제는 ‘진짜’를 보여줘야 할 시기]
미중 무역 협상 기대에 상승 출발했던 뉴욕증시가 장중 하락 반전하면서 3대 지수 모두 큰 폭으로 떨어지며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가 장중 400p 넘게 급락했고, 지난주 2800선을 넘어섰던 S&P500지수는 다시 2800p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월가 전문가들은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의 무역 합의 기대를 시장이 선반영 했기 때문에 호재성 뉴스에도 불구하고 오늘 미국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세븐스리포트의 창립자인 톰 에세이는 “시장은 3월 말까지 무역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합의로 모든 관세가 제거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전면 철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미중 무역 기대가 증시에 꾸준하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전면적 관세 철폐가 현실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이제는 미국과 중국이 협상 결과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주요 지수가 연초 이후 너무 가파르게 상승을 이어오자 이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이 일었다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스프르탄 캐티팔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경제학자는 “시장이 중단 없이 급등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예민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럴 경우 나쁜 지표가 투자자들에게 차익실현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오늘 발표된 미국의 12월 건설지출 감소가 그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테슬라 ‘모델Y’ 공개…독이 든 성배]
현재 미국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기업, 바로 테슬라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현지시간 3일 트위터를 통해 오는 14일, 창업 후 다섯 번째 제품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모델Y’를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모델Y’가 보급형 세단인 ‘모델3’에 비해 10% 정도 크기 때문에 가격도 10% 비싸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머스크 CEO가 상장사인 테슬라의 민감한 경영정보를 또다시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의 관계가 한층 악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SEC는 머스크가 “테슬라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깜짝 트윗을 날리자 사기 혐의로 연방법원에 고소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후 합의에 이른 후 고소를 취하했지만, 머스크가 계속 합의를 어기고 민감한 정보를 트윗에 흘리자 지난달에는 ‘법정모독죄’를 물어야 한다는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머스크 CEO는 계속 트윗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CNBC는 이번 사안을 또다른 시각에서 바라봤습니다. ‘모델Y’의 자체 수효가 클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테슬라의 다른 모델, 즉 ‘모델3’에 대한 수요를 박살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매체는 테슬라의 이번 공격적인 ‘모델Y’ 발표가 애널리스트들의 걱정을 한층 높여줬다고 표현했는데요, RBC 애널리스트인 조셉 스팍은 특히 발표 시점 자체가 문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28일 테슬라는 앞으로 모든 차량 판매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상당수 매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한 대량 실업자 발생 우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테슬라가 ‘모델3’ 스탠더드형을 기존 가격에서 약 20% 인하한 35000달러에 판매한다고 밝혀 중국에서 이미 비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심지어 글로벌타임스는 “테슬라 차를 사는 것이 주식 투자보다 더 스릴 있다”는 비아냥과 비판 글이 중국 SNS에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와 관련된 논란은 쉽게 끊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긍정적인 주장을 하는 쪽에서는 '모델Y' 출시가 회사에 새로운 현금 유입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고객들의 유치금으로 현금 유동성을 활발히 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반면에 앞서 말씀 드린대로 '모델Y'에 대한 기대가 오히려 다른 테슬라 차량들에 대한 수요를 빼앗을 수 있고 이는 그동안의 투자를 오히려 손실로 이끌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심지어 무디워터스 리서치그룹의 CIO는 테슬라가 파산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100달러 아래로 내려잡기도 했는데요, 올해 말, 현재 테슬라의 주가보다 66% 급락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거래일 동안 무려 10% 넘게 빠졌는데요, 과연 '모델Y' 출시를 통해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지 아니면 독이 든 성배가 될지 머스크의 심기일전을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