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없던 일로?…'재투표' 시나리오 등장

입력 2019-03-01 22:46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브렉시트(Brexit) 제2 국민투표를 전제로 테리사 메이 총리의 합의안 의회 통과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이 현지시간 1일 보도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지난달 27일 유럽연합 관세동맹 영구잔류 등 5대 조건을 담은 노동당의 브렉시트 계획 결의안 수정안이 의회에서 부결되자 제2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노동당 지도부가 피터 카일, 필 윌슨 의원이 제안한 브렉시트 관련 개정안을 수정해 지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들 의원은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전제로 메이 총리의 합의안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놨다.

마치 노동당이 메이 총리와 보수당의 브렉시트 계획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카일 의원은 국민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기회를 갖게 될 때까지 "의회가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보류한다"는 내용으로 개정안을 고쳐 쓰기로 했다.

만약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한다면 노동당은 브렉시트 합의안 제2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기권할 방침이다.

이 경우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통과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다만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직접 메이 총리의 합의안과 EU 잔류 등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만약 국민이 메이 총리의 합의안 대신 EU 잔류를 선택하면 브렉시트를 취소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개최 준비에는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당장 오는 3월 29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연기해야 할 가능성 역시 큰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열린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는 영국 유권자 4천650만 명 중 72.2%가 참가해 51.9%인 1천740만명이 'EU 탈퇴'에, 48.1%인 1천610만명이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앞서 메이 총리는 EU와 브렉시트 재협상을 진행한 뒤 오는 3월 12일까지 의회에서 승인투표를 열겠다고 밝혔다.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장관인 존 맥도넬 의원은 ITV와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를 열 때 노동당은 제2 국민투표를 지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다.

지난 1월 중순 열린 브렉시트 합의안 첫 번째 승인투표는 영국 의회 역사상 기록적인 표차로 부결됐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