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브리핑] '하노이의 봄' 2차 북미회담 시작...외신 "무슨 일 벌어질지 몰라"

입력 2019-02-27 09:59
[2월 27일 수요일 월가브리핑]

[화웨이 없이는 ‘팥 없는 찐빵’]

방금 전에 마감한 뉴욕증시는 경제 지표 부진과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 속에 하락했습니다. 관련 지표가 약하게 나오면서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불거졌고, 주택 용품 판매 체인인 홈디포의 실적이 실망스러웠던 점이 우려를 더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증언,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낙폭을 조금씩 회복하나 싶더니 결국 막판 매물 출회로 모두 약세 기록했습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댄 맥마혼 디렉터는 “아직 주식시장이 더 올라갈 수 있는 공간이 남아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확실한 강세장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밸류에이션에 비추어볼 때 아직은 모든 것이 괜찮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해서 긍정적인 전망들이 제기되는 가운데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동맹국들에 화웨이를 5G 네트워크에서 제외하라는 압력을 지속해서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화웨이를 “사기 및 부정직한 기업”이라고 비판하며 5G 네트워크에서 제외하는 캠페인을 발표했습니다. 저널은 최근 독일과 영국, 아랍에미리트 등의 국가가 화웨이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자 미국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에 미국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는 가운데 화웨이는 공격적인 광고 활동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뉴질랜드와 독일 등 자사에 호의적인 발언을 한 국가들을 상대로 화웨이의 제품이 세계 최고라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데요, 뉴질랜드에서는 현지 최고 인기 스포츠인 럭비를 소재로 삼은 광고를 신문 전면에 내보냈습니다. 문구가 재미있는데요, 최근 럭비월드컵을 두 차례나 연속 우승한 뉴질랜드 럭비 국가대표팀의 사진 밑에 “화웨이 없는 5G는 뉴질랜드 없는 럭비와 같다”는 문구가 실렸습니다.

앞서 영국을 방문했던 화웨이 통신장비사업 담당 사장은 “화웨이 없는 5G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없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같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에도 ‘팥 없는 찐빵’이라는 표현이 있죠? 수세에 밀린 화웨이가 각국의 5G 생태계에 자사의 필요성을 ‘팥 없는 찐빵’에 비유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나서고 있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파월,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늘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증언을 가졌습니다.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 경기 상황은 건전하고 경제 전망도 양호해 보이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다소 상반된 흐름과 어긋난 신호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경제전망은 우호적이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긴축카드 중 하나인 보유자산 축소에 대해서도 기존 계획보다는 조기에 종료하기 위한 적절한 시기와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장기적으로 대차대조표의 규모는 통화와 은행 지급준비금과 같은 연준의 부채 요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를 극복하며 4조 5000억 달러까지 늘어난 연준의 보유 자산은 경기 회복 후 정상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4조 달러 규모로 감소한 상태인데요, 대차대초표 축소 조기 종료를 다시 한 번 확인해줌으로써 시장에서는 연준의 비둘기파적 스탠스가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내일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하원 재정위원회에 나가 증언을 이어나가는데요, 계속되는 미국 경제 대통령의 발언들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하노이의 봄’…북미정상회담 시작]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저녁 8시 54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오전 10시쯤 베트남에 도착했는데요. 두 정상의 만남은 ‘세기의 담판’으로 불렸던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약 8개월여 만입니다. 과거 미국과의 적대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탈바꿈해, 개혁 개방 정책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룬 '베트남'을 무대로 펼쳐지는 평화 회담이라 전 세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오후 간단한 단독회담 및 환담에 이어 친교 만찬을 갖는 것으로 핵 담판 일정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과 달리 조용하게 본인의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로 이동했고 숙소 도착 후 트윗을 올렸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사진이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도착 직후 올린 트위터 내용입니다. “하노이에서 대단한 환영을 보여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엄청난 인파와 매우 큰 사랑!” 이라고 말했지만 오늘부터 진행될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핵담판’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으며 신중한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두 정상이 어디에서 만날지도 관심을 모았었는데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 2차 북미정상회담 회담장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로 결정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소문만 무성하던 끝에 결국 어제 밤 늦게 정상회담장이 확정된 건데요, 이 호텔에서는 28일로 예정된 두 정상의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28일 오후, 내일 저녁이 되겠죠? 회담 결과물을 담은 ‘하노이 선언’에 양 정상이 서명할 장소도 메트로폴 호텔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다만 만찬 장소로는 베트남 정부의 게스트하우스나 오페라하우스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격적인 회담과 공동회견은 내일 이루어질 예정이고요, 오늘은 양국 정상이 어떤 분위기로 친교 만찬을 이어갈지에 중점을 맞추시면 되겠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美 외신반응]

미국 폭스뉴스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의제를 협상 중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어서 미국 정부 관료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내보냈습니다. 매체는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재무부, 에너지부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협상을 어디로 끌고 가는지 우려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특히 행정부의 우려는 비건 대표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북한 비핵화는 많은 관료들이 협상 불가능한 것으로 강조해왔었는데 이제는 비핵화가 북미 협상테이블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대상이 된 것을 우려했습니다. 거래를 위한 거래보다는 확실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편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생각보다 약하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현지시간 25일, 북한 경제가 국제 사회의 제재를 잘 견뎌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북한의 쌀값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제재 후 상승했던 휘발유 가격이 2017년 고점 대비 크게 하락했으며 북한의 화폐 역시 달러화 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16년과 2017년 유엔에서 승인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조치로 수출과 수입이 줄긴 했지만 북한 경제에 대한 타격 정도가 크지는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지타운대학교의 윌리엄 브라운 외래 교수는 "북한이 곤경에 처했다는 확실한 징후는 없다"면서 민간 부문에서는 오히려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신호가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의 강력한 효과가 매우 중요한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생각보다 제한적인 대북 제재 영향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위원장이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서브 제목에서도 "Anything can happen"이라고 표현이 되어 있죠? 즉,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부정적인 상황이라도 말이죠. 저널은 두 가지 가설을 내세웠습니다. 먼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이전처럼 무한정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핵 리스트 외에 아직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서도 양측이 합의한 바가 없고, 북한의 김정은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앞서 미국의 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이라며 결국 이번 비핵화협상이 지난번처럼 실패로 끝날 수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두 번째로,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북한과 타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합동훈련을 중단시키고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한 것과 같은 전략적 실수를 범할 소지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두 가지 상황 모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상 결과와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워싱턴포스트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나타냈습니다. 미국과 북한 두 정상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극진한 대접과 환호를 받았지만 이제 그들은 ‘big issue’에 직면해 있다고 표현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협상 결과를 보장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마 앞선 북미 실무진들의 협상 과정에서 어느정도 의제의 윤곽은 잡혔을 것 같은데요, 계속되는 북미정상회담 과정과 외신반응들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