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국민연금이 세계 3대 연기금에 꼽힐 정도로 덩치가 크지만 수익률은 꼴찌 수준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수익률 논란은 국민연금공단이 과연 안정적인 또, 전문화된 기금운용을 하고 있느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해 독립성과 투명성도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국민연금의 지배구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전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6년 말, 당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을 압박해 합병에 찬성표를 행사토록 한 혐의를 받고 구속됐습니다.
국민연금의 최고투자 책임자인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는 청와대 검증을 거쳐 선임되는 구조 탓에 3년의 임기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국민연금이 정부나 정치권의 외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단적인 사례들 입니다.
사실 국민연금에서 가장 큰 문제는 독립성과 투명성을 저해하는 '지배구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기금운용본부가 속해 있는 국민연금공단은 복지부 산하에 있고 국민연금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복지부 장관이어서 정권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국민연금 안정성을 담보하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선 우수한 운용 인력 확보가 중요하지만, 낮은 급여수준에 공단의 전주 이전으로 운용본부의 인력 이탈까지 가속화되며 전문성이 떨어졌다는 위기의식마저 감돌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는 기금운용의 독립성·전문성을 높일 기금운용 혁신 내용은 빠져 있습니다.
국민들의 노후쌈짓돈 고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선 지배구조 재설계를 통해 국민연금기금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인태 중앙대 교수 (전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위원장)
"전문성과 독립성을 위해선 일반 기업의 '사외이사'와 같은 개념이 필요하다. 상근과 비상근의 중간 정도 되는 위원들을 초빙을 해서 상시적인 조직을 갖춤으로써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고..."
640조에 달하는 국민 노후자금 투자를 책임지는 기금운용 조직이 흔들리면, 국민의 노후도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