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미국 12월 소매판매의 부진 충격에도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면서 상승했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1달러(1.0%) 상승한 54.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경제지표와 산유국 감산 관련 동향, 미·중 무역협상 소식 등을 주시했다.
유가는 미국의 12월 소매판매 등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큰 폭 부진하면서 장 초반에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12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고 밝혔다.이는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0.1% 오를 것으로 봤던 시장은 예상보다 크게 나쁜 지표에 충격을 받았다.
지난주 주간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경기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큰 폭 하락해 출발한 것을 비롯해 위험자산이 전반이 위축됐다.
WTI는 하지만 증시가 낙폭을 줄이며 회복하는 데 동조해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 낙관론이 유지된 점이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중국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견해를 재차 확인했다.
또 일부 외신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마감기한을 오는 3월 1일에서 60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무역협상과 관련해 상반된 소식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미·중 협상단이 중국의 강제적인 기술이전 문제나 자국 기업 보조금 지급 등의 구조적인 사안에 대해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무역구조 문제를 제쳐두고 반도체 등 미국산 제품 구매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의 1월 수출입이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던 점도 원유 매수 심리를 지지했다.
1월 중국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증가했고, 수입은 1.5% 감소하는 데 그치며 안도감을 제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3월까지 산유량을 하루평균 980만 수준으로떨어뜨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파장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주요 산유국 감산 합의 당시 목표로 한 것보다 하루평균 50만 배럴가량 산유량을 더 줄이겠다는 것으로, 유가 부양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와 주요국 감산 영향이 혼재되면서 유가가 박스권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연구원은 "수요 측면의 하락 요인이 공급 측면의 상승 요인을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에서 "중기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이룰 것으로 본다"면서 "브렌트유는 올해 평균 70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