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차 최초로 연간 판매 7만대를 넘어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달에는 국내 완성차업체들까지 제치면서 9개월만에 내수 4위에 복귀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1월 벤츠 코리아의 판매량은 5천796대로 전체 국내 승용차 판매량(상용차 제외) 11만4천632대의 4.0%를 차지해 현대자동차(31.2%)와 기아자동차(22.8%), 쌍용자동차(6.1%)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벤츠의 1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8% 줄었지만,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의 내수 판매량도 각각 19.2%, 35.6% 급감하면서 벤츠보다 순위가 밀렸다.
르노삼성과 한국GM의 1월 점유율은 각각 3.5%, 3.1%에 그쳤다.
벤츠가 월간 기준 내수 4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사태가 벌어진 지난해 2월 벤츠는 사상 처음으로 월간 기준 내수 4위로 올라 3개월 연속 4위를 지키다가 지난해 5월부터는 다시 6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연간 승용차 판매량은 벤츠가 7만798대로 점유율 4.5%를 차지해 르노삼성(9만104대, 5.7%)과 한국GM(8만5천407대, 5.5%)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벤츠가 내수 점유율을 끌어올린 이유는 'E-클래스 열풍'이 식지 않기 때문이다.
E-클래스는 1월 판매량이 3천392대로 국내에서 12번째로 많이 팔린 승용차였다. 1위인 현대차 그랜저(1만77대)가 3대 팔릴 때마다 E-클래스는 1대 팔린 셈이다.
E-클래스는 지난해 연간 19위에서 7계단 올라서면서 국내 업계에서 '경쟁 차종'으로 비교하는 제네시스 G80를 크게 따돌렸다.
또한 기아차의 주력 세단인 K5와 K7은 물론 쌍용차의 주력 모델인 티볼리 등을 앞섰고, 르노삼성의 판매 1위인 QM6와 한국GM의 판매 1위인 스파크보다 많았다.
E-클래스는 2016년 6월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된 이후 국내에서 수입차 판매량 1위를 유지하며 각종 신기록을 작성하는 주역이 됐다.
지난해에는 E-클래스가 3만2천414대 판매로 수입차 사상 첫 단일모델 판매량 3만대 기록을 세워 벤츠의 수입차 최초 연 6만대 판매 기록을 이끌었고, 지난해도 3만5천136대가 팔려 벤츠는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운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디젤 게이트' 이후 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의 디젤 모델의 판매가 급감했고, BMW는 지난해 디젤 차량 화재 사태가 겹쳐 가솔린 모델(E-300)이 주축인 E-클래스가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에 힘입어 독주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E-클래스의 세부 판매량을 보면 가솔린 2.0 엔진을 탑재한 E-300(4매틱 포함)이 2천520대로 디젤 2.0 모델인 E-220d(카브리올레, 쿠페 포함)의 862대를 크게 앞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BMW와 아우디가 잇따라 출시할 예정인 대표 세단의 신모델들과 완전변경 모델이 곧 나오는 제네시스 G80 등이 E-클래스의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