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재일동포 할머니 등이 최근 문집을 공동 출간했다.
일본평론사에서 지난 1월 출간된 책 '나도 시대의 일부입니다'는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 사쿠라모토(櫻本) 지구의 한 교류시설에서 일본어를 배운 16명의 삶의 기록이 담겼다.
재일동포 할머니 14명과 각각 1명의 브라질, 페루 출신 할머니의 글과 그림 등이 책에 실렸다.
책은 '기억', '어떻게 살아왔는가', '지금 생각하는 것', '교실 밖으로'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할머니들은 마음에 담아둔 고향의 풍경과 그리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경상도가 고향인 한 할머니는 겨울이면 눈이 많이 내렸던 기억을 떠올렸고 또 다른 할머니는 유년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줬던 치마저고리에 대한 생각을 적었다.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혐한[嫌韓] 등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가 싫다는 생각도 자신의 글씨로 담아냈다.
책에 따르면 사쿠라모토의 교류시설인 '후레아이칸'(ふれあい館)에선 30년 전부터 할머니들이 모여 일본어를 배웠다.
이 책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2명으로부터 184만엔(약 1천890만원)을 모아 출간됐다.
현지 언론도 관심을 보였다. 마이니치신문은 4일 '배우는 기쁨 글자에 실어'라는 제목의 기사로 출간 소식을 전했다.
마이니치는 "지난해 5월 인터넷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출판 비용을 모았는데, 한 달 만에 목표액을 돌파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