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내놓은 소득과 여가생활에 대한 보고서로 인해 중국에서 때아닌 '중산층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논쟁을 불러일으킨 보고서는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분석해 내놓은 것이다.
이 보고서는 월 소득 2천 위안, 우리돈 약 33만원 미만을 '저소득층', 2천 ∼5천 위안(약 83만원)을 '중산층', 5천∼1만 위안(약 166만원)을 '상대적 고소득층', 1만 위안 이상을 '고소득층'으로 정의했다.
보고서가 나오자 웨이보 등 중국 온라인에서는 이를 비웃는 글이 쏟아져 나왔다.
한 누리꾼은 "농담하는 거냐. 한 달에 3천 위안(약 50만원)을 버는데 내가 어떻게 중산층이냐"며 "나는 저소득층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는 '중산층 사회'가 멀지 않았다고 말하는 중국 정부와 일반 국민의 인식 사이에 큰 괴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지난해 말 집권 2기를 맞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小康·중산층) 사회'를 내년까지 건설하겠다고 약속해왔다.
논란을 더욱 키운 것은 닝지저(寧吉喆) 국가통계국장의 발언이었다. 그는 최근 중국 국민의 소비 여력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소비 여력이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둔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닝 국장은 "전형적인 (중산층) 3인 가구는 10만∼50만 위안(약 1천660만∼8천300만원)의 연 소득을 올린다"며 "이러한 가구 수는 1억4천만 가구, 인구로는 4억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가구는 자가용과 아파트를 사고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여유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닝 국장이 말한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도 중산층의 여유를 누리기 힘들다며, 도대체 소비 여력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고 반박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왕샤오이 연구원은 "중산층의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자신을 중산층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생활비가 치솟으면서 중산층도 삶을 팍팍하게 여기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