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일방통행식 정책으로 원성을 사고 있는 건 정부부처 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 역시 정부와 협의해야 할 사안을 독단적으로 발표하거나 이미 확정한 개발계획을 일방적으로 뒤엎는 등 마이웨이식 개발 정책으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홍헌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1일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에 대해 직접 발표했습니다.
중앙분리대를 없애고 공원을 더 넓혀 광화문광장을 새로운 서울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원순 서울시장
"다양한 계층이 소통하고 한국적 경관을 살리며 공간의 입체적 활용이라고 하는 새로운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하겠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정부서울청사 건물 4동을 철거하고 청사 앞 도로·주차장이 광장에 수용되는 설계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서울시와 사흘째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GTX-A 노선이 광화문역을 지나가도록 하겠다는 서울시의 구상은 국토교통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역 신설에 따른 건설비용과 민간사업자 손실을 100% 서울시가 보전해야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이미 공문으로 밝혔는데 제대로 협의도 없이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발표부터 했다는 겁니다.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도 시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재개발 계획을 발표해 이미 철거에 들어간 구역이 있는데도 생활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가게들을 보호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다시 내놓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공구상가가 밀집된 수표 도시환경정비구역은 현재 사업시행인가가 신청된 상태이나 기존 상인의 이주대책이 미흡하고 철거에 따른 산업 생태계 훼손 우려가 크기 때문에 종합대책이 마련 될 때까지 사업진행을 위한 행정절차를 중단할 계획이다."
박 시장이 '다시 세운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사업을 직접 발표할 정도로 야심차게 추진했는데, 사전에 역사문화자원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정책을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접근해야하는 도시정비사업을 박원순 시장이 소통도 없이 조급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