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채용·거액 요구" vs "'강압적 회유' 증거 있어"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프리랜서 기자 폭행 의혹이 진실공방으로 빠져들고 있다.
'손석희 폭행'을 주장하고 있는 기자 김모(49)씨는 손 대표가 과거 자신이 연루된 교통사고에 관한 보도를 막기 위해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다고 밝혔지만, 손 대표 측은 오히려 김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고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면서 사건의 진상은 양측 신고와 고소로 수사에 나선 검·경 수사를 통해 가려지게 됐다. 김씨는 병원진단서와 함께 손 대표를 신고했고, 손 대표는 김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25일 경찰과 김씨 등에 따르면, 손 대표와 김씨는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 룸에서 단둘이 만났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가 교통사고 기사화를 막기 위해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하자 얼굴을 2차례, 어깨를 1차례 가격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나를) 회유하기 위해 작가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고, 사건 당일에도 일자리를 제안했다가 또다시 거절당하자 격분해 폭행했다"면서 당시 손석희 대표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고 밝혔다.
음성파일에서 김씨는 "저한테 폭력 하신 것 인정합니까"라고 수차례 물었고, 김씨가 손 대표로 지목한 남성은 "아팠냐. 물리적 강도에 크게 상관없이 아플 수 있겠다. 폭력이다. 아팠다면 내가 폭행이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리를 떠나겠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녹음 파일 속 이 남성은 "앉아. 다른 방법을 찾자"면서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녹취록과 전치 3주의 상해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손석희 대표는 "(김씨가) 취업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집요하게 했다"며 "당일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하자 (김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씨에게)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는 "손 대표의 강압적 회유를 입증하기 위한 음성 녹취 등의 자료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손 대표로 추정되는 남성과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과 메신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손 대표 측 해명에 반박하고 있다.
김씨가 공개한 메신저 캡처 사진에는 '손석희 선배님'으로 저장된 인물과 대화한 내용이 담겼다. 메신저에서 해당 인물은 김씨에게 "이력서 하나를 받아뒀으면 한다. 최대한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석희 폭행 논란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