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래 풍상씨’ 전혜빈의 흔들림 없는 연기가 돋보인다.
배우 전혜빈은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에서 똑똑하고 논리적이며 냉정한 성격의 대학병원 의사 이정상(전혜빈 분) 역을 맡아 시청자와 마주하고 있다.
이정상은 이름에서 말해주듯 이풍상(유준상 분) 5남매 중 가장 정상적이고 번듯한 삶을 사는 인물. 큰 오빠 이풍상은 그런 이정상을 늘 자신의 자랑거리이자 마음의 기둥으로 여겼다. 그런 이정상이 최근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유부남 진지한(송종호 분)와의 불륜이 폭로되며 병원 내 입지가 흔들리고 모두의 조롱거리가 된 것이다.
지난 24일 방송된 ‘왜그래 풍상씨’ 11~12회에서도 이정상은 불륜 소동의 여파에 계속 시달렸다. 언제나 능력 있고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자신만만하게 활보했던 병원에서조차 여러 사람들이 이정상을 보고 수군거렸다. 오빠 이풍상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괜찮은지 물어볼 만큼, 자존심 강한 이정상에게는 결코 견디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정상은 흔들림 없었다. 어떤 여자 의사는 이정상에게 일부러 부딪힌 뒤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큰 소리로, 거칠고 저속한 말투로 ‘불륜녀 모욕’을 퍼붓기도. 그럼에도 이정상은 강단 있는 목소리로 “사과하세요”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전혜빈은 흔들림 없는 목소리와 말투, 표정으로 애써 분노의 감정을 억누르는 이정상의 심리를 담아냈다. 눈물을 흘리거나 화내는 등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연기는 배우 입장에서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조금 더 용이할 수 있다. 그러나 11~12회 속 이정상처럼 겉으로 표출하지 않으면서 감정을 전달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연기다. 전혜빈은 과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표현력을 통해 이정상이 느끼는 감정과 캐릭터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이날 5년 전 이정상과 결혼을 앞두고 어머니 반대에 부딪혀 도망쳤던 동료 의사 강열한(최성재 분)은 이정상에게 다시 결혼을 제안했다. 이풍상도 강열한에 대한 이정상의 마음이 어떤지 물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한 차례 큰 아픔을 품은 채 헤어진 사이다. 과연 이정상이 강열한과 다시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있을지, 예고된 가시밭길에서 이정상이 어떤 선택을 할지, 이 이야기들을 배우 전혜빈이 어떤 연기로 어떻게 표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