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증시 뜨는데…그 많던 펀드는 어디갔나

입력 2019-01-22 14:53
<앵커>

지난해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부진한 성과를 냈죠.

하지만 카타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의 증시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상승 곡선을 그렸는데, 문제는 투자할 곳이 없다는 겁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 지 방서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 1년 간 글로벌 증시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막론하고 주요 지수가 두 자릿수 이상 하락률을 보이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카타르는 17%, 사우디아라비아는 12% 오르며 양호한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유가가 오르며 주요 산유국의 구매력이 높아진데다 증시를 이끄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실적 성장을 이끈데 따릅니다.

문제는 투자할 수단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데 있습니다.

직접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한 곳도 없고 시중에 출시된 펀드는 4개에 불과합니다.

그 마저도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자투리 펀드여서 언제 청산될 지 모르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십년 전 유가 급등으로 인한 중동 투자 붐을 타고 십 수개의 펀드가 쏟아지고, 설정액도 2천억원을 넘어설 만큼 흥행했던 상황과는 현저히 대비됩니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라도 석유 관련 기업에는 투자하기 어려운 까닭에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수익률이 따르지 못한 결과라 지적합니다.

오일머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원유 생산 관련 기업들은 국영 기업이어서 외국인 투자가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재 남아 있는 펀드들의 투자 업종을 살펴보면 석유와 관련이 없는 IT나 금융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합니다.

다만 앞으로 유가 상승 외에도 중동 지역 증시를 부양할 만한 호재가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중동 지역의 투자와 소비가 고르게 호조를 보이고 있고, MSCI 신흥국 지수에 사우디아라비아가 편입되는 등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