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초 코스피가 1980선까지 주저앉으며 불확실성이 대두됐던 국내증시 분위기가 180도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올해 처음으로 코스피가 2100을 돌파하는 등 뒤늦은 '1월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증권부 박승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외국인의 매수세가 국내증시의 분위기 반전에 기여했다고 보여지는데, 어떠한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4분기 매도세를 퍼부으며 국내 증시의 하락을 부추겼던 외국인이 최근 들어 강한 매수세로 돌아섰습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약 1조5,000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하루 평균 1,800억원 가량 순매수한 셈입니다.
연초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는데요.
경기 둔화 등 일부 불확실성에도,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완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그리고 국내 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겁니다.
다만,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감 완화는 오는 30일 미국 FOMC에서 내려질 결정을 확인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앵커>
국내 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 결국, 국내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말로 들리는데, 어떤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의 여러 요인 가운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국내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적지 않습니다.
실적 개선 가능성을 내다본 저점 매수라는 이야긴데요.
실제 최근 국내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6배로, 중국(9.3배)과 일본(14.4배), 홍콩(9.8배)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낮습니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증시 급락장 속에서 국내 대형주들이 과도하게 저평가되면서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입니다.
<앵커>
외국인의 매수하는 종목들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외국인은 어떤 종목을 주로 담고 있나요?
<기자>
최근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담고 있는 종목을 보면, 가격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반도체와 건설, IT가전 업종의 대표주를 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이 일면서 낙폭이 과대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데요.
실제 이번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7,200억원, SK하이닉스 1,90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습니다.
이런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 4일 나란히 신저가를 기록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반등 추세인데요.
지난 4일 장중 3만6,850원까지 내려갔던 삼성전자는 18거래일만에 종가 4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18일엔 4만2,000원선에 안착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4일 5만8,300원까지 하락했지만, 최근엔 6만4,000원선까지 올라섰습니다.
<앵커>
국내증시가 추세적 반등에 나서려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앞으로도 이어져야할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어떠한가요?
<기자>
외국인의 매수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보다 힘이 더 실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우려가 여전하지만, 달러약세-원화강세를 보는 환차익 환경이 현재 외국인에겐 더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실제 지난 2013년 하반기에서 2015년 상반기 시점 상황이 최근과 유사한데요.
당시 코스피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계속 하향조정됐고,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스탠스, 중국의 경기저점 인식 등 일었었는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된 바 있습니다.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환차익 측면 외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주주 친화정책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이 국내증시를 보다 긍정적으로 볼 것이란 진단입니다.
일본의 경우 5년 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배당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외국인의 유입이 보다 확대됐는데, 우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란 설명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이 부담이긴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 인지한 사실인 만큼, 실적 우려는 외국인의 귀환에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