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기 둔화 전망과 인민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영향으로 중국 위안화가 6개월 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할 것이라는 외환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8일 외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달러당 7위안 돌파를 예상한 응답이 2017년 7월 이래 가장 많았다고 9일 보도했다.
이는 올해 중국 경제가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기 하강을 막고자 완화적 통화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미·중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30년 만에 가장 큰 변동 폭을 보였으나 인민은행의 시장개입으로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 내수와 수출 수요 부진에 따른 급격한 경제성장 둔화를 우려한 인민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웰스파고의 통화전문가 에릭 넬슨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중국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인민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 모든 사실이 위안화 약세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져 달러 대비 환율이 상승하면 중국 수출업자들은 미국 시장에서 유리해질 뿐만 아니라 미국이 중국 제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의 타격까지도 완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무역 분쟁이 협상으로 해결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통화전문가 필립 위는 "미국이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의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올리면 위안화는 달러당 7.30위안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나머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면 위안화는 달러당 8위안까지 압박을 받을 것이며 다른 아시아 통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위안화 가치하락을 막아낼 것이라며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은 돌파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