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유한양행, 쓴맛 본 길리어드에 단맛 줄까?

입력 2019-01-07 14:02
수정 2019-01-08 09:04
유한양행이 현지시간으로 7일부터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앞두고 낭보를 전해 왔습니다.

유한양행은 미국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에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 7억 8,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을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기술수출의 의미는 현재 치료제가 없는 비알콜성지방간염(NASH)시장에서 임상이 들어가기도 전에 다국적 제약사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신약후보물질을 사간 것입니다.

알투바이오에서는 2026년 2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블록버스터급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시장과 전망을 집중 파헤치도록 하겠습니다.



▲ NASH, 치료제 없어 '발 동동' 구르는 질환

먼저 지방간과 지방간염에 대해 살펴보면, 지방간은 큰 문제를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술을 먹는 사람들 가운데 90%는 지방간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생명을 위협하는 등 위험하지는 않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할 경우 에너지로 소비되고 남는 포도당이나 과당(당성분)이 중성지방으로 변해서 혈액을 떠다니다가 침착이 되어 간에 쌓이게 됩니다.

문제는 지방간이 축적돼 간수치가 올라가는 것이 문제인데, 이를 의학적으로 지방간염이라고 합니다.

간수치 검사를 할 때에는 여러가지 성분에 대해 검사를 하는데, 간세포가 손상되면 간세포 속에 있던 GOT, GPT 등의 효소들이 빠져나와 혈중 간수치가 높아집니다.

알코올도 칼로리로 나타나는데. 알콜성(ASH)와 비알콜성(NASH)을 진단할 경우 반드시 술을 마시는지를 체크하게 되며,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경우 진단 기준이 술이 먹지 않는 사람이 과다하게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문제로 나타납니다.

이현웅 연세의료원 강남세브란스 소화기내과(간파트) 교수는 "지방간염은 간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말하는데, 지방간염 판정후 20년 동안 환자 1/4에서 간경화가 생기고, 이들 환자 가운데 20년이 지나면 간암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현웅 교수는 "현재 지방간염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기에 환자로써 최선의 방법은 살을 빼는 방법(weight loss)밖에 없다"며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 분야에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지방간염 치료제 대용으로 처방이 되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인 티아졸리딘디온(thiazolidinedione) 계열인 피오글리다존 (pioglitazone)의 경우 지방간염을 일부 예방하고 있지만, 간경화 예방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의학계에서 알려지고 있습니다.

▲ 글로벌 바이러스 강자에 기술 수출한 유한양행

유한양행은 미국 제약기업 길리어드(Gilead Science)와 비알콜성 지방간염 질환(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길리어드는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합성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전세계에서 개발과 사업화 권리를 갖게 되며, 유한양행은 계약금으로 1,500만 달러와 개발 단계별 성공보수(마일스톤) 7억 7,000만 달러를 받게 됩니다.

또, 유한양행은 상업화가 될 경우 의약품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받게 됩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바이러스 부문에서 강자로 떠오르며 글로벌 제약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기업입니다.

길리어드는 지난 2009년 우리나라에서 펜데믹(대유행) 사태를 겪었던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처음 개발한 회사입니다. <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인 로슈가 길리어드로부터 기술 이전을 통해 판권과 라이선스권을 사들였습니다.>

또, BMS(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제약의 '바라크루드'(성분 엔테카비르)와 함께 현재 만성B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비리어드'(성분 테노포비르)를 개발한 회사입니다.

▲ 'NASH'에서 임상실패 쓴 맛 본 길리어드…알고 보니?

특히 길리어드는 지난 2010년 C형 간염과 비알콜성 지방간염을 적응증으로 각각 임상을 진행했지만, 임상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부작용으로 임상 중단을 결정한 전례가 있습니다.<얘도 아팠던 아이?>

여기서 한 가지 진실은?…대반전

길리어드가 사들여 임상을 하다 실패한 카스파제(Caspase) 저해제(GS 9450)는 LG생명과학(현 LG화학)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었습니다.

길리어드 입장에서는 이 분야 연구개발과 투자에서 많이 애가 탔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유한양행 못해도 임상2상까지는 무난하게 갈 듯 합니다.>

영국의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컨설팅기관 글로벌데이터가 분석한 '비알콜성 지방간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억 1,8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시장은 오는 2026년 253억 달러 규모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7개국에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시장이 2016년~2026년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45%에 달하는 고속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처럼 커지는 시장을 겨냥해 길리어드(Gilead)를 비롯해 앨러간(Allergan), 노바티스(Novartis)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간질환 치료제 프로젝트 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혈안이 돼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기술수출의 의미는 아직 신약후보물질 코드명(예 YH-000)도 없는 전임상시험 전단계의 탐색물질을 사들였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임상1상)과 CJ헬스케어(임상1상), 휴온스, 에스티팜 등이 개발중이며, 다국적 제약사들도 임상2상과 3상에 진입하는 등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 번 실패를 맛 보았던 길리어드사이언스에 유한양행이 꿀단지를 안겨줄 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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