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생산량 감소 기대로 상승 마감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5달러(1.2%) 상승한 47.0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른바 애플 쇼크와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증시 불안과 주요 산유국 생산 감소 기대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갔다.
애플이 전일 장 마감 이후 올해 첫 회계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에 불이 붙었다. 애플은 그렇지 않아도 우려가 팽배한 중국의 경기 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이어 미국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2년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더욱 확산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60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큰 폭 내렸다.
WTI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위험회피 심리에 영향을 받으며장중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주요 산유국의 생산 감소 기대가 힘을 받으면서 상승 마감했다.
일부 외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12월 산유량이 최근 2년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는 보도를 내놨다.
이란과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산유량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리비아 국영석유회사(NOC)는 이날 샤라라 오일 필드에서 하루 평균11만 배럴의 감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리비아는 지난달 17일 이 지역의 원유 수출 불이행을 선언했다.
리비아에서는 또 기상 여건으로 인해 원유 수출 터미널 운영이 중단되면서 수출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12월 원유 수출이 하루 평균 5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날은 또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가 미국과 아시아, 지중해지역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을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밖에 아람코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사다디 알 후세이니 후세이니 에너지 창립자는 OPEC이 예고보다 산유량을 더 줄일 수 있다면서, 공급 축소에 따른 유가 강세장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OPEC이 1월에 산유량을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이상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와 감산으로인한 공급 감소 전망이 맞서며 유가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시장이 공급과 수요 걱정에 따라 왔다 갔다 한다"면서 "공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