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가상화폐가 올해 들어 그 바닥을 모르게 추락했다.
31일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시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70~90%나 떨어졌다.
연중 증감률은 지난해 12월 31일 자정과 이날 오전 9시 기준 가격을 비교해 계산했다.
가상화폐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말 1천865만7천원에서 이날 428만9천원으로 77.0%나 빠졌다.
연말 연초 뜨거웠던 가상화폐 시장은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발언 이후 급속하게 식어갔다.
약간의 혼선이 있긴 했으나 정부는 연이어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고, 급기야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내놓았다.
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등 대형 거래소에만 은행 가상계좌를 열어주면서 신규 투자자 유입이 제한됐고,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비트코인이 1천만원대가 무너진 것이 이때쯤이다. 2월 2일 888만4천원으로 올해 들어 1천만원을 밑돈 이후 몇차례 1천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힘을 받지 못했고 급기야 4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또 다른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은 상황이 더 안 좋았다. 지난해 말 104만300원에서 이날 15만5천800원으로 85.0% 내렸다.
연초 고점인 201만9천600원(1월 10일)에서는 92.3%나 내렸다. 한창 뜨거운 열기에 이더리움을 산 투자자라면 '피눈물'을 흘릴 법한 추락세다.
국제결제시스템을 대체할 대안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리플도 날개 없이 추락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2천685원에서 이날 414원으로 84.6% 하락했다. 연초 고점 4천502원(1월 4일)에서는 90.8%나 내렸다.
리플은 9월 들어 2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들어 '반등 아닌 반등'의 모습을 보였다.
그밖에 다른 가상화폐도 대동소이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라이트코인(-88.8%), 이더리움클래식(-85.7%), 모네로(-88.3%), 이오스(-71.8%) 등 대부분이 증시에서 보기 힘든 하락률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캐시(-94.4%), 퀀텀(-96.5%), 비트코인골드(-95.2%) 등은 지난해 말에 견줘 2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