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노후 온수관 파열 사건으로 지역민 불안감 고조
지역 인근 새 아파트 등으로 이주 희망 심리도 높아져
이달에 잇따라 발생한 열 수송관 파열 사고를 계기로 확산된 안전 불감증이 고조되고 있다. 피해 지역 외에도 노후 신도시나 구도심 일대 거주자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일에 발생한 백석동 온수관 파열은 1991년에 설치했던 열 수송관이 원인이었다. 2m 깊이 땅에 매설된 열 수송관은 심하게 녹이 슨 데다 균열까지 생긴 열수송관 윗부분이 높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터졌다. 파편이 수십 미터를 날아갔고, 사고 때는 100도에 달하는 고온의 물이 50~100m 높이까지 치솟았다. 백석동 외에도 서울 목동과 안산구 고잔동에서 발생한 온수관 파열 원인은 비슷하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노후화된 지역 내 지하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노후 시설 교체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전국 기준 20년 이상 낡은 온수관이 686km로 전체의 32%를 차지한다고 밝히면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사고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보수 작업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노후화된 지역 지하에는 온수관을 비롯해 전기, 가스, 통신 등 '발밑 인프라'가 모두 노후화됐다. 보수 작업을 하려고 해도 지하 곳곳에 설치된 노후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2014년부터 지하시설물에 대한 통합 지도 제작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정확성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이들 지역 내 주민들의 불안감도 여전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언제 다시 재발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인근 지역으로 이주 희망을 갖는 주민들도 있다.
일산에 한 견본주택을 방문한 A모씨는 "온수관 파열 사태 이후로 불안감이 높아져 이사를 가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정부에서 노후화된 열 수송관을 빠른 시일 내에 교체해 주면 불안감이 좀 낮아 질 것 같은데.."라며 전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도시와 아파트가 30년차에 진입하면 노후화에 따른 각종 문제 생기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미 불안감이 높아진 지역민들이 대체 방안으로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고려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어 노후 도시에 빠른 정비가 필요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