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14일 양재동 본사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 주재로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개최했다.
올해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는 각 권역을 책임지고 있는 권역본부장과 판매 및 생산 법인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해외법인장들과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며 글로벌 판매 내실화를 위한 전략을 모색했다.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들은 내년 해외시장에서 ▲실적 및 수익성 회복 ▲구조적 혁신 및 민첩성 제고 ▲미래사업 실행력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내년을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미국과 중국 등 핵심시장 중심으로 판매 및 수익성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 대응 및 전략실행 강화를 위해 조직기능을 효율화하고 의사결정체계를 개편하고, 시장 전략과 연계해 미래사업 추진역량도 확보할 예정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법인장회의에서 "권역본부 중심으로 각 부문과 협업을 강화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권역본부의 리더들은 직원들의 자발적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모든 변화와 혁신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면서 "'누가 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는 기본적 질문에 답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 고객보다 한발 앞서 생각해 고객을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법인장들은 '시장 중심주의'에 공감하고, 시장과 고객을 중심에 두고 모든 사업전략을 실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모았다고 현대·기아차는 전했다.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전 세계에 권역본부 설립을 완료하고, 진정한 권역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권역별로 자율적인 의사결정과 생산·판매·상품/마케팅의 유기적인 협업시스템을 통해서 고객들의 요구에 적기에 대응하고, 판매 확대와 수익 개선을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년도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미국의 수요 감소, 유럽 및 중국의 시장 정체로 0.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수요는 중국의 판매 감소와 미국과 유럽, 일본의 저성장으로 지난해보다 0.2% 증가한 9천244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0.1% 증가한 9천249만대가 판매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을 타개하고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서 현대·기아차는 미국, 중국 등 주력시장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SUV 라인업을 확대하며 판매와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내년초 팰리세이드와 텔룰라이드를 출시해 대형 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현대차는 신규 소형 SUV를 추가해 총 5개의 차종으로 미국의 SUV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미다.
제네시스도 플래그십 모델 G90을 출시하고, 미국 유력매체들의 호평을 받는 G70 판매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시장에서는 사양과 가격을 중국시장에 최적화하고 바이두 등과의 협업을 통해 신기술을 대폭 적용한 신차들로 실적 회복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내년 현대차는 ix25, 싼타페, 쏘나타 등을, 기아차는 K3, KX3 등을 중국 전략차종으로 대거 출시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상품라인업 효율화, 히트 차종 집중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 인도공장 가동을 통해 360만대에 달하는 인도시장에 진출하는 등 기회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또 현대·기아차는 성장시장인 아세안 지역에서의 판매를 강화하고 CKD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프리카 등 미진출 시장에도 신규 진출을 모색하기로 했다.
아울러 다양한 친환경차 신규 출시를 통해 친환경차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