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퇴직연금…"기금형 도입해 수익률 올려야"

입력 2018-12-14 14:47


<앵커> 가입자의 무관심과 사업자의 방치 속에 소중한 노후 자금이 될 퇴직연금이 형편 없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는데요, 현안에 밀려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채 국회에서 발이 묶여 있습니다. 유주안 기자입니다.

<기자>

퇴직금을 금융회사인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맡겨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퇴직연금 제도는 지난 2005년 도입됐습니다.

현재 절반 이상 근로자가 가입돼 있고 적립금은 170조원을 넘어섭니다.

그런데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긴 퇴직연금 지난해 수익률은 1.88%로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전체 적립금의 90% 가까이가 은행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에 묶여 있기 때문인데, 가입자들의 무관심 속에 별다른 관리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퇴직연금을 통째로 맡기는 현행 퇴직연금제도와 달리 근로자와 회사, 외부전문가가 참여한 기금운용위원회가 관리하고 운용을 책임지도록 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터뷰] 나석진 금융투자협회 WM서비스 본부장

"현 계약형에서 사실상 방치돼있는 자금, 적립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될 가능성 있고 다양한 포트 구성 통해 수익률 제고에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 반드시 수익률을 올린다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상관관계가 입증됩니다.

'은퇴자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호주의 퇴직연금 '슈퍼애뉴에이션'은 지난 5년간 연평균 9%의 수익률을 거뒀는데 기금형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한 것이 그 비결로 꼽힙니다.

역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네덜란드, 스웨덴 등지도 일찌감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기자 스탠딩] 국내에서는 지난 4월 정부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국회 제출했지만 현안에 밀려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과 더불어 노후 소득의 주요원천이 되는 퇴직연금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 기금형제도가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