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증시, 투자자 달래는 '착한 펀드'

입력 2018-12-13 10:48


<앵커>

증시 변동성이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소위 '착한 펀드'라 불리는 사회책임투자펀드는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을 필두로 기관투자자들이 사회책임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고 접근하라 조언합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고를 게 없는 장'.

어느 펀드를 골라도 손실을 면치 못하는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한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실제로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18% 이상 손실을 입고 있으며, 해외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에 가까워질 수록 수익률이 반등하는데, 특히 사회책임투자펀드, 이른바 SRI 펀드의 성과가 돋보입니다.

SRI 펀드는 기존 재무적인 요소만 평가하던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이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일반 펀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최근 수백조원의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을 시작으로 국내 사모펀드(PEF)들의 주주행동주의 실천 움직임, 정부의 탈원전 기조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끄는 모습입니다.

이밖에 한국거래소가 상장 기업의 ESG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새로운 지수를 개발하기로 하면서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중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이라든지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의 부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자들의 마음가짐이 바뀌기 시작하는 시점이 됐다."

상품별로는 '한국밸류 10년투자 주주행복 펀드(이하 주주행복펀드)'의 수익률이 5%를 돌파하며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우리나라 가치투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상 펀드로, 주주 가치가 높은 수준임에도 저평가된 기업과 주주 가치 개선이 필요하지만 변화 가능성이 큰 기업을 고루 담았습니다.

대체에너지나 환경 기술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친환경 펀드도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을 달랜 상품으로 꼽힙니다.

지난달 처음으로 출시된 여성친화기업에 투자하는 '메리츠더우먼펀드'가 출시 한 달 만에 수익률 3% 이상의 성과를 거둔 점도 눈에 띕니다.

세계 2위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내년부터 여성 이사가 없는 기업의 주총에서 회장 또는 사장의 선임 의안에 반대를 권하기로 하는 등의 현상을 감안하면 성평등 또한 SRI펀드 내에서 중요한 투자 키워드로 자리잡을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