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투자촉진을 위해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각국의 유턴기업이 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내 기업들은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늘어난 지원과 혜택에도 기업들이 싸늘하기만 한 배경을 짚어봤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투자를 했거나 생산공장 설립 등 해외 현지에 진출했다가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일명 ‘유턴기업’에 대한 지원이 대폭 늘어납니다.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를 열고 유턴기업 인정범위와 세제 감면혜택 등 이른바 '문턱은 낮추고 지원과 혜택은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해외사업장 축소의 경우 중소·중견기업만 인정하고 법인세·관세 혜택을 줬지만 대기업까지 그 범위를 넓혔고 기존에 제조업만 대상이던 것을 지식서비스업까지 포함시켰습니다.
컴백해 스마트공장을 세우면 부채 심사없이 45억 한도의 대출이 가능하고 중소 유턴기업은 보조금 지원 기간 확대, 입지 인센티브 등 유턴 관련 애로사항은 거의 대부분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추가 보완 대책에도 대부분 기업들은 국내유턴에 시큰둥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해외사업장 보유 기업 임원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동남아·중국 아직 싸고 그 근처로 가는 물류비용 세이브 되기 때문에 이 정도 혜택 가지고 유턴 결정하기는 어렵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 응한 해외사업장 보유 기업의 대부분 격인 96% 기업들은 "국내로 다시 돌아올 계획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국내 컴백을 꺼리는 것은 세제와 범위 확대 등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경제 특유의 노동 문제, 제반 규제 때문에 실익이 적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경제연구소 관계자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기업입장에서는 리쇼어링(국내복귀)에 있어 그보다 중요한 건 노동시장 안정성, 규제 완화, 궁극적으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드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만 봐도 대규모 세제·행정지원 속에 GE와 GM, 포드, 월풀 등 굵직한 기업들이 본국으로 돌아오며 일자리, 투자유치 등 각 분야에서 그 효과를 발휘중입니다.
국내는 연례행사 격인 파업, 최저임금, 규제 논란 속에 5년 전 유턴법 시행 이후 이듬해 22개기업이 돌아온 뒤 매년 유턴기업 수는 크게 줄었고 대기업은 아예 찾아볼 수 조차 없습니다.
무역분쟁, 보호무역주의 대응 등을 위해 각 국의 전폭적인 유턴 지원과 컴백 기업 수가 늘고 있는 사이, 우리 기업들의 반응은 정부의 독려·인센티브를 무색케 하며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