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살면' 이혼해도 배우자 국민연금 받을 수 있다

입력 2018-11-18 09:06
혼인 기간이 1년 이상이면 이혼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 가질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는 결혼생활을 5년 이상 유지해야만 국민연금을 분할할 자격을 얻을 수 있다.

18일 보건복지부와 국회에 따르면 이런 방향으로 이른바 '분할연금' 제도를 바꾸도록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발의돼 본격 논의에 들어가면서 입법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분할연금 제도는 부부가 이혼할 경우 전(前) 배우자의 노령연금액 중 일부를 청구해 받을 수 있게 한 장치다.

애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느라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이혼배우자가 혼인 기간 경제적, 정신적으로 이바지한 점을 인정해 노후소득 보장을 확보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만 분할연금을 신청해 받을 수 있다.

먼저 혼인 유지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이혼한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탈 수 있는 수급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분할연금을 받고자 하는 권리자 역시 국민연금을 탈 수 있는 수급연령에 도달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혼과 재혼의 증가로 혼인 기간이 5년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5년 이상인 경우만 분할연금 수급권을 인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게다가 이혼한 배우자가 노령연금 수급권을 취득하기 전에 사망하거나 연금수령 최소 가입 기간 10년(120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장애를 입으면 분할연금을 청구하려고 해도 신청할 수 없어 노후 사각지대에 내몰리는 일이 발생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7년 인구동태 통계'를 보면, 결혼 후 4년 이내 이혼비율이 전체 이혼 건수 10만6천32건의 22.4%(2만3천749건)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도 최근 내놓은 국민연금 제도개선방안에서 국민연금 분할 자격의 '결혼생활 5년 이상 유지' 조항을 완화해 최저 혼인 기간을 1년으로 낮추는 개선안도 권고했다. 또 연금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이혼한 배우자의 노령연금 수급권 발생 시 분할방식'에서 '이혼 시 즉시 소득 이력 분할방식'으로 개선하도록 제안했다.

분할연금 수급자는 2011년 6천106명, 2012년 8천280명, 2013년 9천835명, 2014년 1만1천900명, 2015년 1만4천829명, 2016년 1만9천830명, 2017년 2만5천302명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황혼이혼의 증가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8월 현재 분할연금 수급자는 2만7천695명에 달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2만4천451명(88.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남성은 3천244명(11.7%)에 그쳤다.

연금 분할비율은 2016년까지는 혼인 기간 형성된 연금자산에 대해 일률적으로 50 대 50이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그 비율을 당사자 간 협의나 재판을 통해 정할 수 있게 됐다.

가출과 별거 등 실제로 같이 살지 않은 기간은 지난 6월부터는 분할연금 산정에서 빠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