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같은 고교 다니는 교사 900명.."상피제 도입"

입력 2018-11-15 10:33
숙명여고 내신 문제 유출 사건으로 공교육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진 가운데 자녀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교사가 전국적으로 9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인천·광주 등 일선 교육청은 내신 비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교사와 자녀를 같은 학교에 배정하지 않는 '상피제(相避制)'를 도입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부산 연제)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교사가 전국고등학교 521곳의 9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이 고교 100곳(교사 190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54곳(교사 73명), 경남 52곳(교사 95명), 충남 48곳(교사 93명), 경북 47곳(교사 89명) 순이었다.

학교 분류를 보면 사립고가 348곳(66.79%)으로 공립고 173곳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사립고 가운데 특목고 21곳과 자사고 17곳에는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교사가 68명이나 됐다.

경기 지역 한 사립고에는 무려 교사 9명이 자녀 11명과 같은 학교에 근무 중이었고, 전남 한 자사고는 교사 7명이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각 시·도교육청은 내신 비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상피제를 도입하자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비슷한 대책을 줄줄이 내놨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숙명여고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상피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공립학교 교사는 내년 3월 정기 인사 때 다른 학교로 옮기도록 하고, 사립학교 교사도 전보를 권고할 계획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시내 학교 20곳에 자녀와 함께 근무 중인 교사들을 내년 3월 1일 전보하기로 했다. 교사를 자녀가 재학 중인 고교에 배치하지 않도록 중등 교육공무원 인사관리 규정을 개정하고 사립고 교원도 법인 내 전보나 공·사립 순회 발령을 하기로 했다.

인천시교육청도 인사관리 규정을 개정해 2020년부터 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도록 하고, 그전까지는 자녀와 한 학교에 근무 중인 교사들을 전보하는 등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