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하락장서 '스팩(SPAC)' 퍼 담았다

입력 2018-11-14 14:54
<앵커>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주를 향한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하락장에서도 말 그대로 버티기만 하면 어느 정도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기관들이 무섭게 사들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투자에 앞서 주의할 점은 없는지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최근 기관은 하나금융11호스팩을 21거래일 연속 사들였습니다.

교보7호스팩과 한국4호스팩 역시 18거래일 연속 기관의 매수세가 붙었고, 한화에이스스팩3호(17일), 한국제6호스팩(15일) 모두 기관의 연속 매매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매매차익과 이자수익을 모두 올릴 수 있는 스팩주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겁니다.

스팩은 기업인수를 목적으로 투자자로부터 공모방식으로 자금을 모아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로, 상장 후 3년 이내에 비상장 기업과 합병해야 합니다.

일반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해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고, 3년 이내에 피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더라도 투자자는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어 사실상 무위험 수익 상품으로 불립니다.

스팩 상장 주관에 소극적이었던 대형 증권사들도 올 들어 스팩으로 먹거리를 찾는 모양새입니다.

통상 스팩은 공모 규모가 200억원 이하로 작기 때문에 대어급 IPO를 주관하기 어려운 중소형 증권사들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최근 얼어붙은 공모시장 분위기 속에서 액수는 적지만 실속을 챙길 수 있는 스팩 주관 수수료라도 얻겠다는 공산입니다.

공모 규모가 작은 대신 수수료율이 높고, 발기인으로 출자했던 지분의 시세차익과 인수·합병 자문 수수료 수익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는 약 1년 반 만에 신규 스팩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 8년 간 스팩 상장 실적이 전무했던 삼성증권도 올해에는 두 건이나 조성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스팩 투자에 앞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공모가 수준의 원금과 이자를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합병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합병회사의 성장성이나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경우 오히려 주가가 하락할 수 있고 인수합병이 실패하고 청산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 스팩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하락해서 원금에 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세차익보다는 기관투자자의 순매수가 확인되는 만기 근접 스팩들을 중심으로 청산가치를 노린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구사하라는 조언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