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일본 방송 출연이 취소된 가운데 K팝과 가수 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도쿄(東京) 번화가에서는 극우 세력이 주최한 혐한(嫌韓) 시위가 열리기도 해 이러한 움직임이 반한(反韓)·혐한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3일 사회면에 ''K팝 사기' 소녀 노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K팝 아이돌과 관련, 일본의 여자 중고생으로부터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상품과 콘서트 티켓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는 사기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한국의 사기조직이 관여한 것으로 보여, 한국의 경찰 당국이 적발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피해 상황을 전한 뒤 "트와이스, BTS 등 K팝 아이돌은 일본에서도 여자 중고생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어 '제3차 한류 붐'이라고 불린다"면서도 "한국 경찰청에 따르면 BTS가 8월에 연 서울 콘서트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인터넷 신고가 8월에만 약 110건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NHK는 전날 "미국의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가 방탄소년단 멤버가 과거 나치 독일의 기장을 장식한 모자를 쓰고 있었다고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해당 단체의 주장을 소개한 뒤 "멤버 1명이 원폭 투하에 의한 버섯구름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었던 것으로 나타나 지난주 일본의 TV 프로그램 출연이 보류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NHK는 "방탄소년단은 미국 음악차트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만큼 이번 일련의 소동은 인터넷상 등에서도 물의를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스포츠 연예지인 스포니치 아넥스는 전날 트와이스에 대해 "NHK의 연말 '홍백가합전' 출연과 관련, NHK가 어려운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트와이스의) 출연이 확실시되고 있었다"면서도 "방송국 내에서 신중론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NHK 프로그램은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것이어서 반발하는 (일본) 국내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며 "게다가 이달 들어 BTS의 티셔츠 소동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매체는 홍백가합전의 출연 가수는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일본에서도 이슈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자칫 일본 내 여론몰이로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징용배상 판결 이후 과격 발언을 주도해 온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지난 6일 이에 대해 "폭거"라며 도 넘은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고노 외무상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양국 간 갈등 양상과 관련해 "양국 국민의 교류는 이런 일에도 불구하고 확고하게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외국 야구선수와 뮤지션이 원자폭탄에 대한 표현에서 물의를 일으킨 사례를 보도하며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원폭 티셔츠 문제'를 부각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NHK와 아사히신문은 이날 미국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인 DJ스네이크(DJ Snake)의 노래 '타키 타키 룸바(원제 Taki Taki)'의 가사 가운데 "나가사키(長崎)처럼 터질듯한 엉덩이"라는 부분이 나가사키 원폭 피해를 가볍게 보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는 일본 음원·영상배급사의 지적에 따라 해당 부분 가사가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이 노래가 담긴 앨범이 발매된 것은 지난 9월 28일로, 한 달 보름이 지난 시점에 논란이 부각된 것이다.
교도통신도 이날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일본 간 프로야구 정기전에 출전한 미국 메이저리그 올스타팀의 투수 헥터 벨라스케스(보스턴 레드삭스) 선수가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원폭돔)을 촬영한 동영상에 '원자폭탄'(Atomic bomb!)이라는 글과 폭탄 마크를 붙여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벨라스케스 선수는 이와 관련해 히로시마시에서 기자들에게 "친구들에게 히로시마에서 일어난 일을 알리려고 했지만 방법이 틀렸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