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주석 수입 엑스포 연설 생중계 뒷 이야기

입력 2018-11-12 13:36
수정 2018-11-12 14:42


대략 두 달 전 쯤였다. 지난 주에 성황리에 끝난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과 경제일보 주최 제1회 상해 수입엑스포 <국제 경제미디어&싱크탱크 포럼>에 참가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아니라 조직내 '보스'들이 초대받았다. 보좌관은 1명씩 대동이 가능하다고 해서 참가하게 되었다.

준비해야 할 서류나 사전등록 절차가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 무렵에 중국 시진핑 주석이 수입 엑스포 개막식에서 연설을 한다면 중국경제망과 유일하게 개설된 생방송 전용라인을 통해 생중계를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 후 한국의 다양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참가및 인터뷰 준비 실무를 진행하느라 출국 전 날까지 새벽 야근을 해야했다. 많은 위챗과 카톡과 이메일과 전화통화가 있었다. 중국쪽 실무 담당자 역시 사정은 비슷해 보였다. 덕분에 '생중계' 아이디어는 사정상 다음으로 미루어진 듯 했다.

지난 4일 날 상하이 홍차오 공항에 내려 식사를 마친 직후인 밤 10시 경(한국 시간 밤 11시) 중국 실무 파트너로부터 전화가 왔다. 식당 밖 소음이 심했던 터라 호텔로 이동중인 차안에서 다시 통화를 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시 주석 연설 한-중 연결 제안이 핸드폰을 타고 날아들었다. 다시 확인했다.

"생방송 인가요?"

"네, 생방송 맞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한국시간 밤 12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기술 테스트였다. 시진핑 주석 연설을 생중계하는데 사용할 회선과 기술적 플랜A, B를 정해야 했다. 기술 테스트는 아침 8시반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보안상 정확한 연결시간은 알 길이 없었다.



기술부장, 당직기자, 경제부장, 제작부장, 보도본부장한테 전화와 카톡을 보냈다. 일요일 밤 12시에 오는 전화를 받을 이가 몇이나 될까? 어렵사리 연결되어 실무논의중 발생한 가장 큰 문제는 동시통역사를 구하는 일였다. 중국 파트너에게 알아보니 여력이 없었고, 결국 한국안에서 통역을 구해야했다. 염치불구하고 한국 지인들한테 또 전화를 돌렸다. 2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미정였다.

5일 날 아침이 밝았고, 새벽 5시 반부터 담당PD, 제작부장, 기술부장으로부터 카톡과 전화가 날아들었다.

"통역은 아직 확정 안되었나요?"

섭외 확정된 통역 연락처를 다시 알려주었고, 통역에게도 보도본부 담당자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통역을 해결하자, 바로 생방송 실무연락이 빗발쳤다.

"새벽방송에서 예고 스크롤 송출 중"

"몇 시에 시작인지 아직 모릅니까?"

"혹시 사전 연설문 배포된 거 없나요?"

"현지 방송에서는 무슨 내용이 나오고 있습니까?"

다시 현지 채널을 켰다. CCTV, CGTN등 4개 채널에서 수입엑스포 관련 생방송을 진행 중였다. 하지만 현장 중계가 아닌 스튜디오 대담였다. 당일 시 주석 연설 내용에 거는 기대와 예상 내용을 주로 이야기했다. 준비된 기자 리포트가 나갔고, 현장 기자 연결등이 이어졌다. 자막을 보며 대충 정리해서 보내주었다. 끝내 몇시에 정확히 시작하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화면에 멀리서 수입 엑스포 행사장 주변으로 검은색 리무진 차량 행렬이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러다 마침내 9시 50분경 카톡이 들어왔다.

'중국측에서 신호 들어옵니다.'

거의 동시에 현지 채널에서도 시진핑 주석의 연설이 생중계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