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증가한 영향으로 또 하락했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4달러(0.9%) 하락한 61.6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3월 중순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원유재고 지표와 중간선거 이후 금융시장 동향을 주시했다.
미국 중간선거가 시장이 예상한 대로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 우위 판세로 끝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도 회복됐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45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미국 재고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가는 하락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 고가 약 578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18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원유재고는 7주 연속 증가했고, 시장 예상보다 증가 폭도 컸다.
휘발유 재고는 185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347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3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6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재고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유가 하락 압력이 가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 하향 조정 의지를 재확인한 점도 부담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결과를 평가하는 기자회견에서 이란 원유 제재에서 8개 국가에 예외를 허용한 것은 유가 상승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직접 밝혔다.
장 초반에는 유가 상승을 자극하는 소식도 있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OPEC 산유국 회의에서 산유량 감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사전 협의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 6월 산유량을 확대키로 했지만, 최근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재차 감산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OPEC과 주요 산유국은 오는 10일 아부다비에서 만나 내년 전망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년 산유량 등에 대한 정책 결정은 오는 12월 6~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OPEC의 산유량 재감축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는 만큼 유가가 일방적인 하락보다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시장이 상승 랠리 재개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단기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하락 우위"라고 말했다.
헤지아이의 조 맥모니글 연구원은 "산유국들은 미국의 선거가 지나간 이후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이번 주말 OPEC 장관들의 공식적인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