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코스닥벤처펀드…투자자 신뢰 추락

입력 2018-11-05 14:46
<앵커>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코스닥벤처펀드가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투자자 불신을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일 금융당국의 자본시장혁신안이 발표되면서 코스닥벤처펀드 투자자들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코스닥 공모주 물량을 주관사가 자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혁신안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코스닥 공모주 배정에 있어서 일반투자자 20%, 기관투자자 40%, 코스닥벤처펀드 30%, 하이일드펀드10% 이렇게 물량 배분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혁신안 내용대로라면 ‘공모주물량 30% 우선 배정’이라는 당초 코스닥벤처펀드의 이점은 반년 만에 사라지게 됩니다.

주관사의 자율성을 높인다는 의도는 좋을지 몰라도 일관성 없는 정책에 자산운용업계와 코스닥벤처펀드 투자자들은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된 것입니다.

올해 4월 첫선을 보인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주 물량 우선배정에 세제혜택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 자금을 대거 끌어모았습니다.

실제로 KTB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출시 9영업일 만에 판매액이 3500억원을 넘어서 일시판매중단을 선언했고, 전체 펀드 설정액은 넉 달 만에 3조원(공사모 전체)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 공모주 배정물량은 점진적으로 줄여나간다”면서도 “세부계획은 내년 1분기는 돼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음성 녹취> 금융위원회 관계자

"코스닥벤처펀드도 몇 년 지나면 없어질 거 아닙니까. 점점 축소해 나가는 방향으로 의무적으로, 정책적으로 배정되는 물량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2일 기준 공모코스닥벤처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펀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

특히 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KTB자산운용의 코스닥벤처펀드는 S클래스 기준 -12.96%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조한 성과에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코스닥벤처펀드가 반짝 상품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펀드불신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