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문제는 경제다] 활기 잃은 주식시장…"자금이 떠난다"

입력 2018-11-02 17:12


<앵커> 한국경제TV는 우리 경제의 현주소와 위기의 진원지를 살펴보는 ‘대한민국, 문제는 경제다’ 시리즈를 연속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은 기업들이 자금 조달하는 주요 창구이자 투자자들이 주식거래를 통해 수익을 향유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한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역동적인지를 그 나라의 자본시장을 통해 엿볼 수 있는데요. 최근 대내외 변수로 급락한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어 우려를 키웁니다. 유주안 기자입니다.

<기자>

[인터뷰/현장 싱크]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에서도 저축, 현금 등 현금성 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따라서 자본시장 유입을 통한 생산적 금융, 혁신성장의 유인이 적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주식시장 급락과 부동산 가격 고점 논란 등으로 시중 자금이 갈 곳을 잃었습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 6월 말 현재 시중 부동자금은 1117조356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자금을 단기로 굴릴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 +20조3천억원)와 초단기채 펀드(+2조8천억원)로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지만, 주식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 추이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중입니다(1월말 30조6858억원->10월말 25조2701억원).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외면 현상도 뚜렷합니다.

국내 증시는 지난 10월 급락장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는데 미국, 중국은 물론 이웃한 일본, 대만, 심지어 경제위기 우려가 나오는 아르헨티나보다 더 떨어졌습니다.(미국 다우 -7.6/중국 -9.9/일본 -12.3/아르헨티나 -13.3/대만 -13.5/한국 코스피 -14.8%)

미중 무역분쟁 심화, 신흥국 경제위기 우려 등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선호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지난달 코스피에서 3조9988억원, 코스닥에서 6137억원 외국인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며 시장은 크게 출렁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상장 기업들의 이익은 과거보다 늘고 남북관계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배당이 낮고 지배구조가 후진적이고 기업이익 쏠림있고 한국 사람 한국주식 안 하는데 코리아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간접투자시장에서도 주식 외면 현상은 두드러집니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는 2010년말 59조1884억원에서 2017년말 50조9456억원으로 그 규모가 크게 줄었는데, 같은 기간 부동산 사모펀드가 세 배 가까이 늘어난 것과 대조적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주식 외면 현상이 결국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잃게 만들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인터뷰] 김병욱 국회의원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제대로 조달하느냐에 따라 경제의 실패를 좌우하게 된다. 기업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냐. 마켓이 있어야 겠죠. 주식시장은 기업을 필요로 하는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다 라는 개념에 대해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왜곡돼 있습니다."

정부가 슈퍼 예산을 편성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기업들의 주요 자금 조달 창구이자 유통시장인 주식시장에서의 돈맥경화가 해결되지 않는한, 경기부양을 위한 노력이 큰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