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러시아가 증산 방침을 재확인한 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도 지속하면서 하락했다.
2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5달러(0.8%) 하락한 67.0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증시 동향,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움직임, 이란 원유 수출 감소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러시아가 증산 지속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주말 러시아가 산유량을 줄이거나 동결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원유시장이 공급 부족 상태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은 지난 6월 증산에 합의했다.
하지만 최근 원유 재고가 증가하면서 OPEC 일각에서는 산유량 제한을 다시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신호도 나오고 있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젠 맥길리언 이사는 "러시아가 증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원유 매도 압력이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워험자산 회피 심리가 여전한 점도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이날 장초반 반등 출발했지만, 장중 급락하는 등 여전한 변동성을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352포인트나 올랐던 데서 하락세로 급전직하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 핵심 기술주의 지속적인 부진 등의 불안 요인이 지속했다.
오는 11월 미국의 이란 원유 재제가 다가오는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이란은 처음으로 자국 내 거래소를 통해 민간 기업에 원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란의 3대 원유 수출국인 인도와 중국, 터키에서는 오는 11월까지 이란산 원유수입을 완전히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따르기 어렵다는 반발이 여전하다는 소식도 나왔다.
유가에 미칠 악영향 등도 있는 만큼 미국과 양자 협의에 따라 일부 이란산 원유수입은 허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투자 심리가 당분간 유가를 좌우할 것으로 봤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스테픈 브레녹 전략가는 "증시가 재채기하면 원유 등 상품시장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며 "이 문구는 최근 시장 상황을 그대로 설명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