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해양 소음이 돌고래들의 의사소통까지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랜드대학 환경과학센터의 해양생물학자인 헬렌 베일리 박사 연구팀은 선박들이 빈번하게 오가면서 만들어 내는 해양 소음으로 인해 돌고래들의 울음소리가 단순해지고 있다고 과학저널 '생물학 회보(Biology Letters)' 최신호에 밝혔다.
사람들이 소음으로 가득 찬 술집에서 상대방에게 들리게 하려고 가능한 한 큰 소리로 짧게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돌고래들도 해양 소음 탓에 울음소리를 크고 짧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돌고래는 사회성을 가진 동물로 소리의 높낮이와 주파수 등 복잡한 울음소리를 통해 서로를 부르고 의사를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북대서양 서안의 해저에 설치된 수중청음기로 선박에 의한 환경 소음과 큰돌고래의 울음소리를 측정했다.
이 해역은 해안에서 약 30여㎞ 떨어진 곳으로 메릴랜드 연안의 레저용 보트와 대양항로를 오가는 선박들로 비교적 붐비는 곳이다.
연구팀은 큰돌고래 울음소리의 지속 시간과 시작과 끝의 주파수, 변곡점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배가 지나갈 때 소음은 130dB까지 치솟아 시끄러운 길옆에 있는 것과 같았으며 이런 환경 소음이 큰돌고래 울음소리의 주파수를 높이고 복잡성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일리 박사의 조수인 레일라 파우다 연구원은 "울음소리의 단순화는 수중신호에 담긴 정보를 줄여 의사소통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일본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 주변에서 서식하는 혹등고래 역시 울음소리로 정보를 주고받지만 선박이 접근할 때 아예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대학과 오가사와라고래감시협회 연구원들이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Plos one' 최신호에 공개한 이 연구에 따르면 혹등고래는 선박이 1천200m 이내에서 지나갈 때 울음소리를 일시적으로 줄이거나 아예 중단했으며, 선박이 지나가고 30분 뒤에야 울음소리를 다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박이 먼 거리에서 지나갈 때도 항로 500m 이내에서는 울음소리를 내는 혹등고래가 다른 곳보다 더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