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종 무덤 경릉 아래 콘크리트 걷어낸다…높이 20㎝·두께 12㎝ 둘레석 제거

입력 2018-10-28 21:54


구리 동구릉(東九陵·사적 제193호) 안 경릉(景陵) 봉분 아래를 감싼 콘크리트가 제거된다.

2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조선왕릉관리소는 높이 20㎝, 두께 12㎝로 추정되는 경릉 둘레석을 걷어내고 봉분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정비 방안을 문화재위원회에 보고했다.

경릉은 조선 제24대 임금 헌종(1827∼1849)과 첫 번째 비인 효현왕후(1828∼1843), 계비 효정왕후(1831∼1904) 무덤이다.

본래는 제14대 왕 선조(1552∼1608)가 잠든 목릉(穆陵)이 있었으나, 인조 대에 무덤을 옮기면서 빈터가 됐다. 이후 헌종이 효현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이곳에 능을 조성했고, 헌종과 효정왕후가 차례로 묻혔다.

조선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봉분 세 개가 연이어 있는 무덤으로, 봉분 아래쪽에 설치하는 병풍석 없이 난간석만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 경릉을 자세히 보면 하단부에 병풍석 같은 콘크리트가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압력으로 인해 봉분 흙이 밀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알 수 없는 시기에 콘크리트 둘레석을 넣은 것 같다"며 "능 조성 과정을 담은 산릉도감의궤에는 둘레석에 관한 기록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둘레석은 봉분 세 개에 모두 있는데, 이를 없애고 봉분 크기를 재조정할 것"이라며 "난간석의 벌어진 부분도 드잡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왕릉관리소는 동구릉 내 태조 건원릉(健元陵) 봉분 앞에 있는 혼유석(魂遊石)을 받치는 고석(鼓石) 중 일부 파손된 돌도 보존처리하기로 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측은 "구조를 보강하는 보존처리를 하면 재사용이 가능하다"며 "건원릉 석물은 채석 산지에 관한 자료가 없어 성분 분석을 한 뒤 재질이 비슷한 석재를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