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또다시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증시가 급락하는 '블랙 데이'가 하루가 멀다고 계속되는 모습이다.
'시계(視界) 제로' 상태의 공포 장세가 이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26일 하락세를 이어갔다. 결국, 나흘 연속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15포인트 내린 2,027.15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월2일(2,026.16)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의 반등에도 아마존 등 기술주의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자 실망감이 커져 기술주들이 시간외 거래에서는 급락했다"며 "이에 국내 증시가 악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 미국 금리상승, 미중 무역분쟁 등 각종 대외 악재로 조정을 받은 국내 증시는 이달 들어 한층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6일(종가 기준)까지 315.92포인트(13.48%)나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159.20포인트(19.36%)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210조원이 줄었고 코스닥 시총은 52조원이 감소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62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국 증시가 변동성이 다소 크지만 시장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요지의 답변을 한 데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와 관련해 주식 정보를 주고받는 카페나 카톡방에서는 "지금이 어딜 봐서 정상적인 상황인지 모르겠다", "선제 대응을 한다는데 주가는 이미 다 내려갔다" 등의 불만 섞인 글들이 올라왔다.
일부 투자자는 절망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서도 표출하고 있다.
주가 하락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 글이 이달 들어서만 수십 건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