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임창용 방출..팬들 집단행동 靑 국민청원까지

입력 2018-10-26 15:14
수정 2018-10-26 15:27
투수 임창용(42)을 방출한 KIA 타이거즈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일부 팬들은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를 항의 방문했고, 27일에는 집회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1995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뱀 직구'를 앞세워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하던 임창용은 구단 모기업 자금난 때문에 1999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임창용은 일본프로야구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거쳐 2014년 삼성에 복귀했지만, 해외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해 방출당했다.

그리고 KIA가 2016년 그에게 손을 내밀어 18년 만의 친정 복귀가 성사됐다.

올해는 시즌 중 선발로 보직을 바꿔 5승 5패 4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5.42를 거뒀다.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서도 임창용은 제 몫을 했지만, KIA 구단은 24일 마운드 세대교체를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KIA는 임창용 방출을 발표하기에 앞서 19일 김진우를 비롯한 14명의 선수와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조 단장은 "임창용 선수는 특별하니까 묶어서 통보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해 따로 발표했다"면서 "(23일) 선수와 따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재계약을 하기 힘들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임창용 방출이) 안타깝다"면서도 "신구조화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미래를 위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방출 배경을 설명했다.

타이거즈 구단에서 임창용이 가진 상징성을 고려하면 방출이 지나친 조처라는 지적도 있다.

예우를 갖춰 코치직을 제의할 수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구단은 현역 연장 의사를 밝힌 임창용을 위해 자유롭게 풀어준 면도 있다고 말한다.

조 단장은 "임창용 선수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 FA 신청할 거냐'고 물어보니 선수 본인이 '선수로 더 뛰고 싶다'고 말하더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코치직이나 은퇴식 제의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구단은 내부적으로 임창용에게 내년에도 선발 자리를 보장하는 것보다 젊은 투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KIA 팬들은 구단의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며 집단행동 움직임까지 보인다.

일부 팬들은 김기태 감독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웹사이트를 개설해 모금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24일 개설한 이들의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에는 26일 오전 현재 회원 5천800여 명이 가입했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린 상황이다.

27일 오전에는 구단이 마련한 시즌 종료 기념행사 '호랑이 가족 한마당' 개최 시간에 맞춰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입구에서 항의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